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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의 인문학] 자신의 재능을 시기한 이들에 의해 살해된 피타고라스 다른 지방으로 피신해 숨어살다 사망했다는 설도 있어피타고라스가 직각삼각형 정리를 발견한 ‘수학의 어머니’라면 ‘수학의 아버지’는 그보다 앞선 시대에 기하학 정립한 유클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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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11.11  07:4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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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타고라스가 직각삼각형 정리를 발견한 ‘수학의 어머니’ 라면 ‘수학의 아버지’는 그보다 앞선 시대에 기하학 정립한 유클리드

드디어, 피타고라스의 최후에 대한 이야기이다. 사실, 피타고라스만큼이나 중요한 인류 초기의 수학자로는 역시, 그리스의 유클리드를 꼽아볼 수 있다. 라파엘로의 ‘아테네 학당’에서 오른쪽 아래에 컴퍼스를 들고 있는 주인공인 유클리스는 그리스의 식민지였던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태생이며 “수학에 왕도가 없다”는 말을 남긴 주인공이다. 참고로 말하자면, 당시에는 수학이 곧 기하학을 의미했기에, 그가 남긴 말은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기하학에는 왕도가 없다”는 것이었다. 유클리드는 총 13권으로 된 「유클리드 원론」을 남겼는데 그 내용은 당시의 기하학을 총망라한 것으로서 점과 선, 기하와 비율, 비례와 정수, 3차원 도형을 다룬 그의 책은 19세기 말까지 약 2천여년 동안 기하학의 주 교과서로 사용되었다. 오죽했으면 평면이 아닌 곡면에서의 기하학을 다룬 19세기 말의 새로운 수학 교과서 이름이 「비유클리드 기하학」이었을까?

그렇다면 여기에서 드는 궁금증 하나. 유클리드 ‘호제법’이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호제법’은 다름 아닌 ‘알고리즘(algorithm)’을 뜻하는 한자어이며, 한자로는 ‘互除法(호제법)’이라고 쓴다. 서로를 의미하는 ‘호(互)’와 나눗셈을 의미하는 ‘제(互)’를 사용하는 ‘호제법’은 간단히 말하자면 나눗셈을 이용해 최대공약수를 구하는 공식이다. 우리에게는 두 숫자를 나란히 놓고 그 숫자의 왼쪽에 2나 3, 또는 5 등의 소수를 이용해서 밑으로 나누어 가며 공통적으로 나누어진 소수들만 따로 곱하는 공식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일련의 순서화된 절차’를 의미하는 ‘알고리즘’은 사실상 유클리드에 의해 창시됐으며 우리가 초등학교 5학년 때 배우는 최대공약수는 우리가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알고리즘 가운데 하나이다.

각설하고, 그렇게 특정 값 추출법을 창시한 서양 수학의 아버지가 유클리드라면 증명이라는 방식을 통해 언제 어디에서나 참인 명제를 발견한 피타고라스는 ‘수학적 정리, 또는 수학적 진리의 아버지’라 일컬을 수 있다 하겠다. 그런 그의 수학적 업적에다 자신이 신봉한 신비주의 사상까지 더해져 피타고라스가 크로톤에서 행사한 영향력은 해를 거듭할수록 위세를 더했다. 참고로, 크로톤이란 피타고라스가 말년에 정착했던 이탈리아 남부의 한 도시였다. 뿐만 아니라 지신이 정한 규율에 따라 엄선된 제자들은 지성적, 도덕적, 정치적인 측면에서 타의추종을 불허했기에 그들이 크로톤을 비롯해 여타 지역에서 행한 정치는 ‘최선자 지배정’이라 불릴 정도로 인정을 받았다. ‘최선자 지배정’이란 태생이 고귀한 이들이나 부자들이 다스리는 정치가 아닌, 가장 능력이 뛰어난 이들이 지도자가 되어 다스리는 정치 체제를 일컫는 용어를 의미한다.

하지만 모든 면에서 압도적이었던 그들의 능력 때문에 피타고라스를 위시해 그의 제자들은 수많은 모리배들의 시기와 증오를 온몸으로 받아내야 했다. 영화 ‘아마데우스’에서처럼 뛰어난 이들을 질시하고 미워하는 평범한 ‘살리에르’는 언제 어디에서나 존재하는 법. 인류의 역사는 그렇게 남이 장군을 증오한 유자광, 이순신 장군을 시기한 원균과 같은 하찮은 인간들에 의해 뛰어난 인물들이 고초를 겪으며 불행에 빠지는 기록을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결국, 피타고라스 역시, 말년이 불우했으니 그의 탁월한 능력과 함께 지나치게 깐깐한 행실에 불만을 품은 이들이 폭도들을 선동해 그를 살해하기에 이른 것이다. 하지만 기록에 따라서는 크로톤의 시민들이 그를 적대하게 되자 근처의 다른 남부 이탈리아 메타폰티온으로 이주해 살다 서거했다는 설도 있다. 비록 지금은 그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지만 한 시대를 풍미했으며 무려 500여년에 걸쳐 로마 시대에까지 정치적, 학문적, 종교적으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피타고라스는 지금도 수많은 철학자들과 수학자들에게 다양한 영감을 제공하고 있다.

그럼, 이것으로 피타고라스에 대한 이야기를 마치도록 하고 다음 주부터는 ‘숫자송’에서 거론되지 않았지만 가장 위대한 발명 가운데 하나로 여겨지는 아라비아 숫자 ‘0’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 보도록 하겠다. 어느덧 늦가을의 기운이 완연한 11월 중순이다. 2023년도 끝자락이다. 모두들, 건강 관리 잘 하고 서서히 기말고사 준비에 돌입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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