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대학 재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글로컬대학30' 설문조사 결과이다. 일러스트 김용범 기자

글로컬대학 재정 지원금과 학생 요구 사이에 현실적인 차이가 드러나고 있다.

지난 13일 발표된 ‘2023년 글로컬대학30 사업 본지정 선정 평가 결과’에서 우리 대학이 글로컬대학 첫지정 지방대 10개교 중 한곳으로 최종 선정됐다. 이와 관련해 재학생을 대상으로 지난 13일부터 나흘간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100여명이 응답했다.

먼저 ‘글로컬대학30 프로젝트에 대해 들어봤거나 알고 있냐’는 질문에 63.7%가 ‘예’, 36.3%가 ‘아니요’라고 답했다. ‘글로컬대학30 선정으로 5년간 받게 될 1천억원의 재정을 어디에 사용했으면 좋겠냐’는 질문에는 가장 많은 비율인 35.3%가 ‘장학금 확대’라 답했다. ‘교내 시설 수리’ 29.4%와 ‘편의 시설 확충’ 27.5%이 뒤를 이었다. ‘학교 교육 질 개선’ ‘건물 신축ㆍ전면 리모델링’ ‘교통편 개선’ ‘캠퍼스 서울 이전’ 등의 답변도 있었다.

‘교내 시설 수리’를 원한 68명의 학생들은 각 단과대에 노후화된 시설 수리가 시급하다(86.7%)고 입 모아 말했다. 학생생활관(66.7%)과 화장실(43.3%) 시설 개선을 원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코로나19 이후 학생들의 발길이 비교적 뜸해진 탓에 전만큼 운영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교내 식당을 활성화시킬 수 있게 해달라는 의견 역시 보였다.

‘편의 시설 확충’을 요구한 47표 가운데 최다 득표한 시설은 문구점ㆍ서점(74.1%)이었다. 교내 카페(51.9%), 편의점(33.3%), 흡연부스(22.2%), 주차장(14.8%) 확대를 요구하기도 했다. 기타 휴게 및 스터디 공간 수요도 있었다.

학생들은 글로컬대학30 최종 선정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성장을 이뤄내 우리 대학이 지속가능한 발전이 있는 학교로 거듭나길 바란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더불어 투명히 재정 지원금을 사용하고 사용처를 명시해 학생들의 불만 사항을 잘 해결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생들의 바람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최종 선정 전 교육부에 제출한 혁신기획서를 토대로 지원받는 재정금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홍석민 기획처장은 “제안한 목표들을 이뤄내려면 천문학적 금액이 들기에 타 분야에 쓰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글로컬대학으로 선정된 시점부터 사업이 바로 진행돼야 하는 점 또한 이를 뒷받침한다. 홍 처장은 “5년간 받는 1천억원의 지원금은 매년 200억원씩 사용하도록 제한돼 있다”고 전했다. 즉, 최종 선정이 이뤄진 지난 13일부터 내년 2월까지 당장 200억원을 사용해야 한다. 실행 계획을 이뤄내지 못하거나 미흡할 경우, 심의 후 협약이 해지되거나 지원이 중단될 수 있다.

모두가 하나 돼 이뤄낸 글로컬대학.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우리 대학이 발전해 나갈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