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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두드林]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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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11.25  06:3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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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언제든 연애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학보를 읽는 20대 청춘들이여 연애~ 할래! 말래? 2002년에 개봉한 작품으로 가문의 영광 시리즈의 시작을 알리는 대작이다. 주인공 대서는 술에 취해 의도치 않게 한 여성과 하룻밤을 보내는데 그녀는 호남에서 제일가는 조폭 대부의 딸인 진경이었다. 진경의 오빠들은 이 사실을 알게 되면서 여동생을 책임지라고 괴롭히기 시작한다. 이를 계기로 준비되지 못한 두 남녀의 발칙한 인연이 시작된다.

‘준비’라는 단어가 주는 무거움을 필자는 다르게 해석하고 싶다. 준비는 반드시 성공을 목표로 한 초석이 될 필요는 없다. 어설픈 준비로도 우리는 예상치 못한 잭팟을 터트릴 수 있는 법이다. 대서와 진경이 위 에피소드가 없었다면 우연적인 만남이 이뤄질 수 있었을까?

그들의 서투른 표현은 밀당으로 포장되고, 결혼식장에서 발생하는 라이벌 조직의 난동은 결혼을 향한 하나의 서사가 된다.

이 글을 읽는 이들도 연애를 못 한다고 좌절하지도, 울지도 말자. 준비되지 못한 만남에서 인연은 찾아 오고는 한다.

 

   
 

[준비란 마음을 비워내는 것]

준비란 시작하기 전의 상태를 말한다. 무엇인가를 시작하려면 심리적 공간이 필요하다. 이 심리적 공간은 애석하게도 무한하지 않다. 때로는 비우기도 해야 한다. 그러나 비우기는 채우기보다 어렵다. 우리의 마음이 공허한 것을 못 참기 때문이다. 따라서 떠오르는 생각이라면 무엇이든 붙잡아 간신히 생겨난 공백을 메꿔버린다.

‘Plastic Ono Band’는 비틀즈에서 벗어난 존 레논의 출사표다. 비틀즈의 후광과 위상을 모두 내려놓은 그는 수록곡에서 스스로를 드러낸다. ‘Mother’에서는 부모 없이 자랐던 상처를 고백하며 ‘God’으로는 믿음과 성공, 이전까지의 정체성까지 부정한다. 이러고 나서야 ‘비틀즈의 존 레논’이 아닌 ‘솔로 아티스트 존 레논’으로 출발할 수 있었다.

연말을 앞둔 지금, 우리는 다사다난했던 1년을 뒤로한 채 새로운 1년을 준비하고 있다. 긴 여정을 출발하기 전 스스로 비워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이별 또한 만남의 과정이니까]

한해가 끝나가고 새로운 시작을 서서히 준비하는 시기가 찾아왔다. 하지만 그 전에 앞서 이별을 맞이할 때가 있다. 김소월 시인의 ‘진달래꽃’은 가슴 아픈 이별을 아름다운 단어로 표현해 오히려 이별을 사랑으로 부르고 있다.

졸업, 퇴사, 전역, 결별, 죽음 등 세상에 이별은 너무나 많은 모습을 하고 있다. 하지만 마냥 부정적으로만 보이는 이별도 그 이전의 관계를 추억하게 만들며 다음을 기약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그때의 이별을 추억하기도, 홀로 술잔을 기울이며 과거의 이별을 그리기도 한다.

이별은 만남의 끝이기도 하지만 새로운 만남의 과정이기도 한 만큼 이별은 시작을 준비하는 과정이라 부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소월 시인은 이별을 사랑의 모습을 한 진달래꽃으로 표현한다.

그렇다면 여러분들의 ‘진달래꽃’은 어떤 이별의 모습을 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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