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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Cigarettes & Alcohol
김정후 편집장  |  20182517@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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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11.25  06:3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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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야구 다음으로 술과 담배를 좋아한다. 짧다면 짧은 인생이지만, 그 인생에서 술과 담배를 가장 많이 한 곳은 한림대학교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머릿속으로 한림대학교를 떠올리면 알싸한 알콜 냄새, 매캐한 담배 연기가 가장 먼저 연상된다. 누군가는 퇴폐적이라고 하겠지만 나에게는 좋은 추억이다.

입학하고 첫 술자리가 생각난다. 그때는 솔직히 좀 무서웠다. 내 주량을 내가 모르기 때문에 맘 놓고 마시다가는 큰 실수를 하게 될까봐 두려웠다. 그래서 어떻게든 적게 마셔볼까, 어떻게 하면 뺄까 이런 고민도 잠깐 했던 기억이 있다. 그렇게 개강한지 한달도 되지 않아 새벽 네시고 다섯시고 마셔대던 것을 생각하면 참 쓸데없는 걱정이 아닐 수 없다.

가장 인상 깊은 술자리를 가졌던 사람은 아무래도 주영기 교수님이다. 교수님과의 술자리가 처음은 아니었지만, 처음이 아니어서 더 떨렸다. 교수님들께는 죄송하지만 나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과의 술자리는 항상 부담스럽다. 나와는 살아온 세대가 다르니 사고방식도 당연히 다르고 관심있는 주제도 다르기 때문이다. 살짝 취해 자유로워진 분위기 속에서 다양한 주제에 대한 얘기를 나누는 것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흥미가 떨어지는 술자리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 역시 기우에 불과했다. 주영기 교수님은 학생들의 말에 먼저 귀 기울여주시고 학생들은 어떤 주제에 관심이 있는지, 의견은 어떤지 궁금해 하시는 분이었다. 그래서 내가 먼저 회식이나 술자리에 대해 여쭤보곤 했다. 저 멀리 타국에 계서서 현재는 뵐 수 없지만, 나중에 귀국하신다면 따로 한번 뵙고 싶다.
담배는 군대에서 시작했다. 1, 2학년 때만 해도 나는 비흡연자였다. 전역하고 친했던 선배와 동기들을 만났을 때 담배를 입에 물고 있는 내 모습에 충격을 받던 그들이 생각난다. 흡연자가 되면서 느낀 점 중 하나는 흡연으로 이어지는 인연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이다. 어느 한 조직에 두명 이상의 흡연자가 있다면, 중요한 얘기는 주로 흡연 구역에서 나온다.

담배를 피면서 친해진 친구도 있다. 학보를 처음 시작할 때, 당시의 취재 부장이 흡연자였다. 서로가 흡연자라는 것을 확인한 두 사람은 그때부터 줄기차게 캠퍼스라이프센터의 흡연장을 오갔다. 그 곳에서 재밌었던 일, 힘들었던 일들을 나누며 가까워졌다. 생일 때 그 친구는 나에게 담배 모양 인형을, 나는 그 친구에게 신형 전자 담배를 선물했다. 참 재밌는 인연이 아닐 수 없다.

담배는 군 전역 후 흩어진 동기들을 다시 만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후회하는 일 중 하나는 군에 입대하면서 대부분의 동기들과 소식이 끊어진 것이다. 그 때문에 전역하고 어떻게 다시 연락하나 걱정이 됐다. 그러나 그들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었다. 수업을 듣기 전 또는 끝난 후 학교 곳곳의 흡연 구역에서 동기들을 마주칠 수 있었다. 그곳에서 지난 2년간의 경험을 나누며 이전의 관계를 회복했다.

나는 언론사에 기자로 입사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결과가 좋지는 않지만 이미 두 번의 면접을 겪었다. 계속해서 노력한다면 어느 지역, 어느 언론사든 가리지 않고 들어가게 될 것이다. 이미 업계에 몸담고 있는 선배들의 말로는 음주와 흡연에 있어서 누구보다 뒤지지 않는 직종이라고 한다. 술ㆍ담배와 함께 기록된 과거를 추억하며, 여전히 그들과 함께할 앞날을 기대한다.

 

/김정후 한림학보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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