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씨의 어머니가 2018학년도에 발생한 교내 성폭력 사건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사진 기소연 기자

6년 전 발생한 성폭력 사건에 대해 8개월째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A씨의 어머니를 만나봤다.

A씨 측은 당시 양성평등상담센터(상담센터)가 사건의 사실관계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목격자, 기타 참고인, 증거 및 정황증거 확인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사건 장소를 비추는 CCTV는 자연과학관 1층 로비와 화장실이 위치한 계단, 총 2곳에 존재하고 있다. 상담센터는 이 가운데 1층 로비에 위치한 CCTV만 확인했다. CCTV에서 확인할 수 있는 목격자들의 증언 역시 조사하지 않았다. 개강총회 당시 새벽까지 함께 술을 마시고 B씨에게 A씨를 맡긴 동기들의 참고인 조사도 없었다.

더불어 확약서에도 문제점이 있음을 지적했다. A씨의 어머니는 C교수에게 A씨의 행동 중 어느 부분이 성폭력인지 여부를 물었다. 돌아온 답변은 “성폭력대책위원회(성대위) 심의 전 상담실에서 성폭력으로 언급하는 건 규정에 위배된다”였다. 그러나 성대위 개최 전 A씨가 받아 든 확약서에서는 이 사건을 성폭력 사건으로 규정했다. 그리고 A씨를 가해자, B씨를 피해자로 명확히 지칭하고 있었다. 이는 성대위가 열린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 어떤 행동이 성폭력으로 판단됐는지는 여전히 답변 받을 수 없었다.

또한 확약서에는 ‘한림대학교 양성평등상담센터가 중재하여 작성하였음을 증명한다’고 명시돼 있지만 A씨는 확약서의 내용을 B씨 및 상담센터와 상의한 바 없다고 밝혔다. 복학 시점도 사실과 달랐다. 2018년 8월 17일 A씨는 C교수에게 “다른 모든 제안 필요 없이 군대에 다녀오는 것으로 해결하자”는 제안을 받았다. 이후 A씨는 2018년 8월 21일경 C교수에게 전화로 해당 제안 수용 사실을 알렸고 휴학 신청을 했다. 하지만 A씨가 휴학 서류를 들고 상담실에 방문해 받은 확약서에는 ‘2021년 8월 31일까지 한림대학교에 복학하지 않는다(3년간)’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A씨 측은 학교 측 행정 처리에도 문제점을 제기했다. A씨는 제대 후 복학 신청을 했다. 확약서에 명시된 시기보다 이르나, 확약서가 본인을 속였기에 이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학교는 별 제재 없이 A씨의 복학 신청을 승인했다.

이후 A씨는 학생회장 선거와 관련해 2차 가해로 재 신고 받자 최초 사건의 정확하고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하려 사건에 대한 이의제기 및 재조사를 요청했다. 하지만 학교 측은 이를 무시하고 자료요청을 위한 정보공개청구도 거부했다. 학교는 2차 가해와 확약서 내용 미이행을 근거로 A씨에게 무기정학 처분을 내렸다. 이때 이미 A씨는 학교로부터 등록 금지 사실을 고지받지 않아 등록금 납입과 수강 신청을 완료한 상태였다. 무기정학 처분이 내려졌음에도 불구하고 A씨는 정상적으로 강의를 수강할 수 있었다. 학기가 시작한 지 약 3주가 지난 시점에서야 학교는 A씨의 등록 사실을 알게 돼 그제서야 강제 휴학 처리했다.

이러한 여러 의혹을 다룬 내용이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며 해당 사건은 최근 수면 위로 다시 떠올랐고 언론 보도도 여러 차례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학교는 여전히 무응답으로 대응 중이다. 본보도 사건에 대한 학교 측의 입장을 요청했으나 “할 말이 없다”고 답했다. A씨의 어머니는 “단순히 A씨와 B씨 사이의 일로 보지 말아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어 “학교가 한 학생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며 “무응답으로 일관할 게 아니라 답변과 해명으로 논란을 일축하고 개선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