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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업무하랴 시민들 눈치 보랴…” 공무원들, “처우개선 해달라”한 달새 공무원 2명 자살 … 정부 악성민원 대응 TF팀 구성
강호빈 편집장  |  20192504@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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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4.03.23  08:2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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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공무원 죽음으로 공무원들의 처우개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20일 경기도 남양주시청 9급 공무원이 숨진 채 발견됐다. 하남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쯤 하남시 망월동 미사경지장 인근에서 남양주시청 소속 30대 공무원 A씨가 차량 안에서 발견됐다.

A씨 어머니는 같은 날 오전 7시 30분쯤 아들과 연락이 닿지 않자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다. 경찰은 A씨가 자정쯤 자차를 몰고 나갔다는 가족의 진술을 기반으로 추적에 나섰다. 휴대전화 위치 조회로 A씨의 차량을 발견했으며 차량에서 숨진 그를 확인했다.

타살 등 범죄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A씨 휴대전화에는 유서 형태의 메모가 있었다. A씨는 전날 어머니에게 업무에 대한 고충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올해 1월부터 근무하며 최근 3주간의 신규 공직자 교육을 다녀온 A씨가 악성민원에 시달렸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자세한 사망 동기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지난 5일에도 공무원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기도 김포시청의 도로관리과 소속인 B씨가 당일 오후 3시 40분쯤 인천광역시 서구 도로에 주차된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B씨는 김포한강로 보수 공사와 관련해 항의 민원에 시달린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지난달 29일 해당 도로에서 보수 공사가 진행되며 차량이 정체됐다. 현장에 있던 운전자로 추정되는 누리꾼이 온라인 카페에 B씨의 신상 정보를 게시했다. 해당 카페에는 B씨와 관련해 “집에서 쉬고 있을 이 사람 멱살 잡고 싶네요” “정신나간 공무원” 등의 댓글이 달렸다. B씨 사망 이후 카페 운영자는 관련 게시물을 삭제하고 공지글을 올리며 사과했다.

운영자는 “단순한 민원성 게시물로 판단해 신상 털기와 마녀사냥식 댓글을 인지하지 못했다”며 “말할 수 없는 죄책감과 슬픔이 밀려온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B씨가 사망한 지 이틀이 지난 7일에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B씨의 실명과 소속 부서·직통 전화번호 등을 온라인 카페에 공개한 인물 2명의 신상 정보를 공개하는 글이 올라왔다. 다만 신상이 공개된 이들은 본인의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 SNS 계정을 초기화하거나 폐쇄했다. 이 사건이 신상 공개로 빚어졌다는 점에서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올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포시청은 지난 11일 긴급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긴급대책위원회는 B씨 유족지원, 언론과의 소통, 법적 대응, 증거채집, 심리지원 및 악성고질민원 대응 직원교육 등을 논의했다. 시는 고인에 대한 순직인정 및 유족과 연계 가능한 행정지원을 제공하도록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충격받은 직원들에 대한 심리지원도 꼼꼼히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고인과 친밀했던 팀 동료 및 부서 직원 등 신청자에 대한 직원심리상담사업을 지원한다. 또 이번 사건 및 악질민원으로 심리적 고통을 호소하는 직원들의 고통을 최소화하고 안정을 찾으려 ‘심리지원 헬프라인’을 운영한다.

양대 공무원 노동조합(전국공무원노동조합·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은 B씨를 추모하고 정부에 악성 민원 대책을 촉구했다. 양대 공무원 노동조합은 지난 18일 서울시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 전쟁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악성 민원 예방과 사후 대응을 하려면 기관장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해가 갈수록 악성 민원이 늘어나도 정부가 무관심으로 일관하다 보니 감정노동자인 공무원의 인권은 없어졌고 남은 것은 죽음과 질병, 퇴사뿐”이라며 “더 이상 공무원을 죽음으로 내몰지 말라”고 말했다.

김영운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청년위원장은 “공무원은 범죄에 해당하는 민원들까지 참아내고 해결해야 한다. 그러다 누군가 떠나고 나면 그렇게까지 힘들었는지 말을 안 해서 몰랐다”며 “떠난 사람에게서 이유를 찾는다” 또 그는 “상급자들은 자치단체장의 눈치를 보고 자치단체장은 주민인 민원인의 눈치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공무원들의 처우개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관계부처 합동 태스크포스(TF)가 출범됐다. 정부는 지난 5일 ‘김포 공무원 사망사건’이 발생한 후 8일부터 의견수렴과 대책 마련을 위한 내부 TF를 운영했으며 지난 20일 악성민원 대응 범부처 TF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서는 위법행위 대응, 민원제도 개선, 민원공무원 처우 개선 등 3개 분야 과제에 대한 추진 방안을 논의했으며 민원 현장의 의견과 전문가 조언을 청취했다. 또 민원인의 위법행위와 업무방해 행위에 대한 기관 차원의 대응 강화 방안과 악성 민원 대응과 관련해 외국의 유사 제도들의 국내 도입 가능성 등을 다뤘다.

   
▲ 민주노총 공무원노조 사진 참고. 일러스트 김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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