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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군은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옆 좌석의 취객과 시비가 붙어 취객이 먼저 폭행을 한데 격분해 상호 폭행을 하게 됐고, 그로 인해
상대방과 자신에게 각각 2주의 진단이 나왔습니다. 이 경우 취객이 먼저 폭행을 했으므로 그에 대해 응수하는 행위가 정당방위가 되어서 처벌받지
않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낮에 싸움이 일어나는 경우와 밤에 일어나는 경우에 처벌의 경중의 차이가 있다는데 그에 대해서도 알았으면 합니다.
A. 우리나라에서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는 범죄유형이 폭행죄입니다. 학교 내에서 또는 학교 밖에서 대학생들간에 문제가 되는 사례 중에서 자주
상담을 해오는 형사사건의 유형이기도 합니다. 폭행의 시각이 주간인지 또는 야간인지 그리고 1인인지 2인 이상인지에 따라서 적용되는 법률의 유형이
달라지며, 폭행 뒤에 수반되는 상해의 결과발생이 있는지 여부에 따라서 형의 경중이 달라집니다. 주간에 사람을 폭행한 경우 형법상 폭행죄는 사람의
신체에 대해 폭력행위를 행사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입니다(형법 제260조 제1항).
예를 들어 사람의 뺨을 때리거나 침을 뱉거나 돌을 던지거나, 손이나 옷을 잡아당기거나 미는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폭행죄의
경우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기 때문에 단순 폭행의 경우 민사책임과 형사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피해자와의 합의가
존재한다면 검사가 기소를 할 수 없습니다. 야간에 사람을 폭행 한 경우 야간이라 함은 일출전 일몰후를 말합니다. 해가 진 이후에 일어난 폭행에
대해서는 가중처벌하고 있으며, 형법을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항을 적용하여 형법에서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처벌합니다. 형법상 폭행죄의 형량이 2년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라고 되어 있기 때문에, 야간에
발생한 폭행행위에 대해서는 3년이하의 징역, 750만원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를 적용합니다.
2인이상이 함께 폭행행위를 가한 경우 보통 술집에서 시비가 붙어서 싸움이 일어난 경우 이에 가세한 행위자가 2인이상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단순히 1인이 폭행한 경우에는 형법의 폭행죄를 적용하지만, 2인이상이 행한 경우에는 행위시각이 낮이든 밤이든 관계없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을 적용해 가중처벌합니다. 가중형량은 야간에 일어난 경우와 동일합니다.
폭행의 결과 상해의 결과가 발생한 경우 사람에 대한 직접적인 유형력의 행사가 사람의 생리적 기능을 훼손하거나 건강을 해할
정도에 이른 경우에는 폭행의 범위를 벗어나 상해에 해당하며, 고의적인 폭행으로 상해의 결과가 발생했다면 폭행치상죄로 처벌받습니다(형법
제262조). 대부분 의사가 작성한 상해진단서를 발부받았다고 할 때에는 이미 폭행죄를 논하는 단계를 넘어서 폭행치상죄가 적용되며, 이 때에는
폭행죄와 달리 피해자의 합의가 있다고 하더라도 합의사항과 관계없이 검사가 기소할 수 있습니다. 폭행치상죄의 형량은 7년이하의 징역, 10년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정당방위를 주장할 수 있는지 여부 경찰서에서 간혹 싸움의 당사자간에 서로 먼저 시비를 걸었다거나 먼저 때렸다는 이유를 들어
상대방의 처벌만을 요구하는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싸움과 같은 일련의 상호투쟁 중에 이루어진 구타행위는 서로 상대방의 폭력행위를 유발한
것이므로 정당방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아 싸움의 당사자 모두를 처벌하고 있습니다. 가해자의 행위가 피해자의 부당한 공격을 방위하기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서로 공격할 의사로 싸우다가 먼저 공격을 받고 이에 대항하여 가해한 것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상대방의 시비 내지 폭행행위가
있은 이후 이에 대한 반격으로 가해행위를 행한 경우에는 주간인지 야간인지 구분없이 여전히 폭행죄의 성립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극히 예외적으로 격투과정에서 한쪽 당사자가 일방적으로 불법공격을 하고 상대방은 이러한 불법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이를 벗어나기 위한 저항수단으로 유형력을 행사한 경우라면 그 행위가 적극적 반격이 아니라 소극적 방어의 한도를 벗어나지 않는 경우에는 정당방위로
인정되어 처벌받지 않을 수 있습니다. 위 사례에서 단순히 상대방이 먼저 폭행을 시작했다는 것만으로는 이군의 취객에 대한 폭행이 정당방위로 평가될
수 없으며, 싸움의 당사자가 각각 전치 2주의 상해의 결과가 발생한 경우이므로 모두 폭행치상죄로서 처벌됩니다.
/ 이인영(법학부·조교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