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이 중국의 수도로서 행정의 도시라면, 상하이는 중국 최대의 경제 도시이다. 상하이가 경제도시라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는 곳이 바로 외탄지역이다. 이곳은 북한의 김정일 북방위원장이 찾아가 그 화려함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던 곳이기도 하다. 외탄은 북으로는 외백도교에서 남으로는 신개하로에 이르는 황포강 서안을 가리킨다. 전체 길이는 약17km로 상하이를 대표하는 관광 명소로 손꼽히고 있다. 상하이의 포동과 포서를 가로지르는 황포강변 서안에 펼쳐진 외탄은 상해의 과거와 미래를 집약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1842년의 아편전쟁 이후 상하이에는 서구 자본들이 몰려들었다. 전쟁에서 패한 청왕조는 영국과 맺은 남경조약에 의해 상하이를 비롯한 5개 도시를 강제로 개항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 영국과 프랑스, 미국과 일본, 러시아 등이 상하이에 진출했다. 외탄에는 완만한 S자를 그리며 북에서 남으로 흐르는 황포강변을 따라 19세기 고딕식, 바로크식, 로마식, 고전주의식, 르네상스식의 웅장한 서양식 건축물들이 연이어 세워져 있다. 그래서 마치 서양 건축양식의 발달을 한눈에 보여주는 박물관을 방불케 한다. 이들은 모두 1920∼30년대 서구의 자본가들이 세운 건축물로서 당시에는 대부분 외국 은행과 무역회사 등의 중국 본사로 사용되던 것들이다.

  유럽 스타일의 이국적인 풍경을 감상하기 가장 좋은 곳은 황포강변 북쪽의 외백도교에서 남쪽의 금릉동로까지 약 1.5㎞ 정도 이어진 제방길이다. 차량의 행렬이 이어지는 중산로에서 제방길로 올라서면 탁 트인 황포강의 거대한 물줄기와 바삐 오고가는 거대한 화물선, 눈부시게 하얀 호화 유람선, 그리고 외탄의 웅장한 건축물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 제방길은 중국인과 외국 여행자들이 뒤섞여 언제나 북적인다. 휴일이면 도시로 올라온 중국 젊은이들이 유럽식 건물을 배경으로 사진 찍기에 바쁘고, 서구의 여행자들은 자신들의 조상이 세운 건축물과 중국 특유의 분위기가 어우러진 독특한 풍광에 감탄을 금치 못한다. 또 한국인들도 외탄의 야경을 감상하기 위해 몰려든다. 기자들이 제방길에 도착했을때도 익숙한 한국어로 대화하는 사람들을 매우 쉽게 만날 수 있을 정도였다.

  남쪽에는 황포강유람 선착장이 있어서 배를 타고 황포강을 둘러볼 수 있다. 근처의 찬석루에서는 상하이의 유명한 간식거리인 디엔신의 음식들을 먹어볼 수도 있다. 북쪽에는 ‘개와 중국인은 출입금지’ 였던 황포공원이 있다. 밤이 되면 외탄의 거리는 더욱 빛난다. 화려한 조명의 건물들, 강물을 유유히 떠도는 유람선이 어우러진다. 그러나 과거와 현대, 동서양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외탄의 뒷켠에는 아편전쟁의 잔재와 서구열강 침략의 아픔이 존재한다.

/ 기획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