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일간의 특별한 경험

  처음 우리학교 언론정보학부에 들어왔을 때 나는 기자의 꿈에 부풀어 있었다. 입학 후 학교 건물들의 벽에는 많은 동아리나 소모임의 광고 벽보가 붙어있었고, 그 중 ‘수습기자를 모집합니다.’라는 글귀가 내 눈에 들어왔다. 솔직히 고등학교 때부터 학교 일에 대해 관심이 없어 학교 신문이 나오든 말든 대충 읽고 버려왔던 나로서는 학보사에 들어갈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대학에 들어온 만큼 내 꿈을 위해 더욱 확실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서류 심사와 면접을 통해 이곳 학보사에 들어오게 됐다.

  학보사에 들어가면 많이 힘들거라고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하지만 작업을 한지 약 50일이 지난 지금 수습기자 생활에 나름대로 적응이 됐고, 다행히도 많은 사람들의 걱정만큼 힘들지는 않다. 다만 밤샘 작업을 할 경우 좀 고단하긴 했지만, 그 다음주 완성된 학보와 내 글이 학보에 실린 것을 보면 그런 피곤 정도는 날아갈 정도로 뿌듯하다. 또한 아직 수습이라 취재를 몇번 다녀오지는 않았지만 다녀올때마다 많은 것들을 배웠고, 정말 내가 학보사 수습기자가 아니었다면 이런 경험을 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가끔 대학에 입학해서 지금까지 내가 한 일이 무엇인지 가만히 생각해보곤 한다. 내가 한 일 중에 정말 생산적인 일은 무었이었을까? 남들에게 도움을 준 일은 있는가? 나의 미래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는가? 등등…. 내가 학보사에 들어오지 않았다면 이런 생각을 하면서 많이 허무해 했을 것이다. 사실 지금도 가끔 허무한 생각이 들긴 하지만, 그래도 학보사 선배들, 동기들과 함께 작업을 할 때 만큼은 나의 미래를 위해 노력할 수 있고,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지기도 한다. 그런데 학생들이 자기 학교의 신문인데도 별 관심을 안보이고, 그 존재자체도 모르는 것을 보면 가끔 안타깝기도 하다.

  수습기자 생활을 한지 어느새 두달이 되어간다. 얼른 한 학기가 지나고 정기자 생활을 하고 싶은 욕심도 많지만, 학보사 생활의 첫단추인 지금의 수습기자 생활을 잊지 못할 것 같다.

/ 김혜민 수습기자 khm84@hallym.ac.kr

‘38기 수습기자 노경희’, 뛰어!

 내가 한림학보를 처음 만난건 ‘새내기 새로배움터’에서였다. 목적지로 가기위해 버스에 올랐을 때 모든 자리에는 학보가 한부씩 놓여 있었다. 학보 맨 뒤에는 수습기자모집광고도 실려 있었는데 문구가 참 특이했다. ‘뛰어!’ 영화포스터와 흡사한 듯한 광고를 보면서 ‘역시 대학은 다르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나도 고등학교를 다닐 때 동아리에서 새내기 모집을 한 적이 있다. 하지만 그때는 손수 색종이를 오려 붙이고, 엉성하기만 했다. 여하튼 그런 생각을 하며 신기한 듯 모집광고를 들여다보는 나를 보신 선배가 한마디 했다. “학보사? 괜찮지…. 근데 좀 바뻐!” 바쁘다… 어쩌면 한림학보사에 대한 첫이미지는 이것이었는지 모른다. 입학을 하고 정신없이 지내던 중에 또다시 한림학보사 수습기자 모집광고를 봤다. ‘해볼까?’ 며칠을 망설이던 나는 아무도 모르게(?) 원서를 빼들었다.

  이렇게 시작한 나는 지금 “한림학보사 38기 수습기자 노경희”라는 이름을 하나 더 얻게 되었다. 처음에 선배들의 능숙한 작업 솜씨를 보면서 참 많이도 놀랬었는데… 대부분의 학생들은 모르겠지만, 한림학보가 얼마나 세심한 작업의 산물인지, 나도 수습기자가 되고서야 알았다. 월요일 아침 학보가 나오고 배포대의 학보가 조금씩 줄어드는 걸 보면서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이제 친구들은 내가 말없이 학관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을 보고 더 이상 어디가냐고 묻지 않는다. 대신 “학보사 가지? 일 열심히 해∼”라고 격려해준다.

  이제 두달이 지났다. 내가 이 ‘학보사’라는 공간에 얼마나 잘 적응하고 있는지는 내 자신도 잘 모르겠다. 다만 지금처럼 조금은 고된 작업에도 재미있어하는 내 자신을 오래도록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 노경희 수습기자 sysarang83@hallym.ac.kr

언제나 “네”하고 달려갈 준비완료

  학보사 원서를 가지러 학보사에 들어 왔을 때, 그 느낌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이었다. 입에서 절로 ‘헉’이란 소리가 나왔다. 이건 정말 동물의 우리였다. 여기저기 쌓여 있는 빛 바랜 학보와 빨간펜, 파란펜, 검은펜으로 수정이 되어 있는 A4지…. 생긴 것과는 달리 유난히 깔끔을 떠는 나는 정말 청소를 하기 전에는 학보사에 한걸음도 들여 놓기 싫었다. 하지만 요즘은 학보사의 분위기에 서서히 적응해 가고 있다. 수정 받은 기사들은 이미 바닥에 카펫처럼 깔려있고, 먹고 난 과자 봉지나 음료수 캔은 책상 여기저기에 올려져 있다. ‘하루에 한번이라도 샤워를 안하면 온 몸에 종기가 난다’는 좌우명은 이미 ‘샤워는 연중행사’로 바뀌었다. 아는 선배들은 ‘학보사에 들어가면 밤샘작업은 필수다’라며 ‘학보사 기자는 미친 짓이다’고 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아는 것과는 달리 학보사의 밤샘 작업은 즐겁다 못해 기쁘기까지 하다. 처음 들어왔을 때는 걱정도 많이 했다. ‘글재주 없는 내가 기자 생활을 계속 해 나갈 수 있을까?’, ‘주말엔 집에 가고 싶은데…’ 등의 걱정 말이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정말 기우였다. 글재주 없는 나도 선배들의 조언과 수정으로 어느덧 신문에 ‘조용현 수습기자’라는 이름을 단 기사를 쓸 수 있게 되었고, 선배들과 함께 있으면 주말에 집에 가고 싶은 생각이 하나도 들지 않는다. 하나도 안 든다는 것은 거짓말이고, 실은 가끔은 가고 싶다. 그러나 학보사 생활이 더 좋기에 나는 이 길을 택했다. 누가 그러던가. 일하는 사람의 모습은 아름답다고…. 그래서 학보사 기자들 모두가 다 아름다운지도 모른다. 나도 그런 모습을 닮아가는 기자가 되고 싶다.

  누구보다 바쁘게 누구보다 성실하게 누구보다 열심히. 수습기자 50일, ‘학보사 제38기 수습기자 조용현’ 내 인생의 또 다른 경험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나의 본 모습일지도…. 학보사, 이 세 글자는 나와 이제 뗄레야 뗄 수 없는 단어가 되었다. 언제 어디서든지 학보사 선배들의 “용현아 어디니? 얼른 학보사에 올라오렴”이란 전화를 받을 때 나는 자신 있게 “네”하고 달려갈 준비가 되어있다.

/ 조용현 수습기자 jedi@hallym.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