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사람들은 관심있는 상대가 연인이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왼손 약지에 반지가 끼워져 있나 없나를 살핀다. 연인이 있을 경우에는 사랑을 약속하는 반지나 결혼반지를 왼손 약지에 끼기 때문이다. 고대에는 결혼이나 약혼에서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 끼던 반지가 요새는 결혼이나 약혼을 하지 않은 연인에게도 꼭 있어야 할 소장품처럼 존재하며 기념일이 되면 반지를 맞추는 연인들 또한 흔히 볼 수 있다. 이렇게 연인들이 사랑의 증표로 끼는 반지에 대한 기원은 무엇일까?

  결혼반지라는 형태를 처음 만들어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였는지 확실하게 알 수 없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에게 철제의 반지를 선물한 것은 고대 로마 시대 이전이라고 한다. 당시 반지는 그 형태가 원형이라는 이유로 ‘불멸·영원·끊을 수 없음’을 상징해 두 사람의 애정이 끝없이 지속되리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또한 고대의 결혼반지는 신부를 악마로부터 보호해 준다고 여겨지기도 했다.

  고대인들은 철로 결혼반지를 만들었고, 일찍이 로마에서는 금띠로 ‘영원한 사랑’을 표현하며 결혼의 약속을 상징했다. 로마인들의 결혼반지에는 깍지 낀 손을 새겨 넣었는데 이는 약속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또한 그 이전에는 반지에 열쇠모양이 새겨져 있었는데 이 열쇠를 이용해 자신이 남편의 마음을 열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결혼반지를 왼손 약지에 끼는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가장 잘 알려진 설로는 고대 이집트 시대 사람들이 사람의 혈관이나 신경이 심장에서 왼손 약지로 직결돼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다른 일설에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오른손잡이기 때문에 오른손에 비해 비활동적인 왼손, 그 중에 더 비활동적인 약지에 비싼 보석이나 일생의 기념이 되는 반지를 끼면 분실과 손상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한편, 과학적인 논증을 내세우는 사람들도 있다. 자신의 양손 바닥을 딱 맞춘 후 가운데 손가락을 연인이 안는 것처럼 구부린 후 엄지, 검지, 새끼손가락, 약지를 떼보면 약지만이 떨어지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을 예로 들어 약지가 떨어지지 않는 영원한 사랑의 증표가 된다고 했으며 그래서 약지에 반지를 끼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또한 그들은 ‘왜 왼손이냐?’라는 질문에는 로마시대엔 오른손엔 권력, 왼손에는 복종을 의미했기 때문에 결혼은 서로에 대한 복종이라는 의미에서 결혼반지가 왼손의 약지에 끼워진다고 설명한다.

  앞으로 이처럼 반지 속에 내포된 의미와 반지를 끼는 손가락의 이유를 알고 연인과 반지를 나눠 낀다면 그들의 사랑 또한 더 깊은 의미를 갖지 않을까?

/ 최소영 기자 karida@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