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을 주도하는 사람들은 전신의 5％정도밖에 안되는 신발이 ‘모든 코디네이트의 시작’이라고 말한다. 그만큼 신발이 멋내기에 있어 큰 영향력을 가진다는 말이다. 하지만 수많은 신발 중에서도 패션을 선두하는 것이 있다면 바로 ‘하이힐’이다. 하이힐은 원래 남성의 신발이었다는데 그 기원은 무엇일까?

  중세 유럽에는 화장실이라는 개념이 따로 없었다고 한다. 일반인들의 거주지뿐만 아니라 프랑스의 베르사이유궁과 같은 왕과 귀족들이 생활하는 곳도 화장실이 없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오물을 길거리에 버렸고, 그 오물이 발에 묻지 않도록 굽 높은 신발을 신었다. 이것이 하이힐의 원조라고 볼 수 있다.

  하이힐은 승마로 인해 더욱 발달하게 됐다. 말을 탈 때 하이힐의 높은 뒷굽을 이용해 등자에 단단히 걸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의 작은 키에 열등감을 작고 있던 루이 14세가 하이힐을 즐겨 신어 귀족층에서 하이힐의 선호도가 더 높아졌다고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남성들은 점자 낮은 구두를 신었지만 여성들은 계속해서 높은 구두를 선호했다. 여성들의 각선미를 돋보이게 하는 것이 하이힐의 매력이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1920년대에 이르러 하이힐은 구두의 높이를 뜻하는 용어가 아닌 여성의 구두를 뜻하는 용어로 바뀌게 됐다.

  다양한 형태의 현대적인 하이힐은 프랑스의 구두 디자이너 로제 비비(1906∼?)에 의해 탄생됐다. 그는 신발에 화려한 색의 가죽을 사용하고 신발의 재료 또한 다양하게 사용함으로써 여러 가지 파격적인 변화를 시도했다. 그 과정에서 탄생한 가는 뒷굽의 하이힐은 폭발적 인기를 얻게 된 것이다.

  한편, 하이힐을 선호하는 현상에 대해 몇몇 학자들은 발과 신발을 변태적인 성 만족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며 하이힐의 유행을 성적 취향의 변화와 연관시키기도 한다. 그들은 하이힐을 신으면 엉덩이가 들어 올려지게 되고 그 모습은 후배위 욕망을 자극하며 이성을 유혹하고자 하는 행위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여성들이 하이힐을 선호하는 이유를 단순히 성적인 것으로만 국한시킬 수는 없다. 시대가 변하면서 옷차림 등의 패션에 대한 관심은 날로 증가하고 있다. 신발 또한 패션을 나타내는 중요한 소품으로 자리했고 하이힐이 그 역할을 맡고 있는 것이다.

/ 최소영 기자 karida@hallym.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