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력은 글쓰기 능력을 좌우한다. 가능하면 문장은 간결하고 명확하게 써야 한다. 독자는 제시된 주어가 어떠한지 그 상황을 빨리 알고 싶어한다. 따라서 주어와 서술어를 가까이 두어야 한다. 예를 들어 다음 문장을 보자. ‘우리나라는 에너지의 97%를 수입하고 있어 중동에서 분쟁이 일어나면 우리 국민은 꼼짝없이 당할 수밖에 없는 에너지 안보가 취약한 나라이다’

  이 문장의 주어는 ‘우리나라는’이고 그에 호응하는 서술어는 ‘수입하고 있어’와 ‘에너지 안보가 취약한 나라이다’(서술절)다. 그런데 주어와 두 번째 서술어 사이에 긴 수식어가 있다. 다시 말해 주어와 서술어가 멀어 그만큼 글을 이해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이 문장은 두 문장으로 나누어 주어와 서술어를 가까이 두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에너지의 97%를 수입하고 있어 에너지 안보가 취약한 나라이다. 중동에서 분쟁이 일어나면 우리 국민은 꼼짝없이 당할 수밖에 없다.’ 피동태나 수동형을 너무 많이 쓰지 말자.

  피동형으로 문장을 써야 할 때가 물론 있다. 다만 문장을 능동형으로 쓰면 더 분명하게 의미를 전달할 수 있는데도 습관적으로 피동형을 쓰지 말자. 예컨대 ‘(재처리 시설을 가동했다는) 징후가 아직 포착되지 못했다.’는 ‘∼징후를 아직 찾아내지 못했다’로 바꾸는 게 좋다. 한자어는 가능하면 순수국어로 바꾸자.

  우리말에는 한자어가 많다. 한자어를 순수국어로 바꿨을 때 의미전달이 쉽지 않은 경우도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면 한자어는 순수국어로 바꿔 쓰는 게 좋다. ‘(어떤 일이) 일어난다’라고 해도 될 것을 굳이 ‘발생한다’라고 할 필요는 없다. ‘초동진화가 지체되는 등’ 또한 ‘초기에 불길을 잡지 못하는 등’으로 바꿔 쓸 수 있다. 그리고 요즘은 한자를 그대로 드러내지 않는다. 예컨대 ‘徵候를 아직 찾아내지 못했다.’에서 한자 ‘徵候’를 그대로 쓰지 않는다. 다만 의미의 혼란을 줄 경우, 괄호 안에 한자를 아울러 쓴다.

/ 이상갑 교양교육부 교양작문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