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룡천역에서 질안(질산암모늄)비료를 적재한 화차들과 유조차들을 갈이하던 중 부주의로 인해 전기선에 접촉해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얼마 전 용천 참사로 수천명을 화상과 죽음의 늪으로 몰아넣은 물질 ‘질산 암모늄’이 초유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특히 이 물질은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비료로 유용하게 쓰이다가도 한 순간에 수백명을 화상으로 인한 죽음의 늪에 몰아넣을 수 있는 무시무시한 성능을 가졌다. 질산암모늄은 어떨 때 비료로, 어떨 때 폭발물로 탈바꿈하는 것일까? 고등학교 화학을 모두 흐릿하게나마 기억하리라 믿고 다음 화학식을 적는다.

  공기중에서의 질산암모늄 : NH4NO3→NH3(암모늄)＋HNO3(질산) 질산암모늄이 비료로 유용하게 쓰일 때가 바로 공기중에서이다. 질산암모늄의 두 구성 성분인 질산과 암모늄은 식물체 내에서 필수적인 질소원으로 사용되고, 식물세포에 산소를 공급하는 작용을 해 생육중인 작물의 줄기와 잎에 살포하고자 널리 이용된다. 공기중에서 가열하면 순순히 분해반응으로 이어져 섭씨 250도까지 올라가면 질소 가스와 산소, 물로 분해돼 폭발의 위험도 없다.

  반면 용천역에서의 참사를 빚은 질산암모늄은 이와 확연히 다른 성격을 띤다. 질소 화합물은 대체로 불안정해, 보통 공기중에서는 안정적이지만 경유 등의 가연성 물질이 섞일 때, 혹은 밀폐용기 속에서 가열·충격·마찰 등의 자극을 받으면 쉽게 폭발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북한측은 1차적으로 전기스파크가 유조차량에 옮겨붙어 폭발하고, 이것이 질산암모늄 차량의 연쇄폭발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이 같은 성질을 이용해 질산암모늄은 가연성 물질과 섞여 폭발물 제조나 성냥 제조에 사용되는 물질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 김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