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자풀이 - 糟: 지게미 조, 糠: 겨 강

■ 원말 - 조강지처불하당(糟糠之妻不下堂)

■ 출전 - 『후한서(後漢書)』·「송홍전(宋弘專)」

■ 뜻풀이 - 지게미와 겨로 끼니를 이을 만큼 가난했을 때 함께 고생하던 아내. 가난한 젊은 시절에 얻은 아내는 동고동락(同苦同樂)하며 살아왔기 때문에, 나중에 부귀하게 된 뒤에도 함부로 내쳐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후한(後漢) 광무제(光武帝) 때의 일이다. 당시 감찰(監察) 벼슬에 있던 송홍(宋弘)은 온후하면서도 강직한 인물이었다. 어느 날 광무제는 미망인이 된 누이 호양공주(湖陽公主)를 불러 신하들 중 누구를 마음에 두고 있는지 그 의중을 떠보았고, 당당한 풍채와 덕성을 지닌 송홍에게 호감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에 광무제는 호양공주를 병풍 뒤에 앉혀 놓고 송홍을 불러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끝에 다음과 같은 질문을 했다. “흔히들 고귀해지면 천할 때의 친구를 바꾸고, 부유해지면 가난할 때의 아내를 버린다고 하던데 이것이 인지상정 (人之常情) 아니겠소?” 그러자 송홍은 이렇게 대답했다. “폐하, 황공하오나 신은 ‘가난하고 천할 때의 친구는 잊지 말아야 하며(貧賤之交不可忘), 지게미와 겨로 끼니를 이을 만큼 구차할 때 함께 고생하던 아내는 버리지 말아야 한다(糟糠之妻不下堂)’고 들었사온데, 이것이 사람의 도리라고 생각 되나이다” 이에 광무제는 송홍의 뜻을 꺾을 수 없으리라 여기고, 누이를 시집보내려던 계획을 포기하고 말았다고 한다.

 / 하정승 (기초교육대학 교양한문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