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케이스에 대해서는 어떤 어프로치를 써야 클레어한 결과가 나오겠는가?"   

  위의 예와 같이, 한글말 인지 영어말 인지 알아들을 수 없는 괴상망칙한 말을 한두 번쯤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대학에서는 더욱 자주 들을 수 있다. 이른바 ‘먹물말'이다. 일반 사람들은 좀처럼 사용하지 않는데 유독 배운 사람들이 많이 사용한다.

  왜 이런 말을 쓰게 되는 것 일까? 듣는 사람으로서는 그런 말이 별로 격이 높게 느껴지지도 않고, 영어를 잘 구사한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배운 사람인 본인들이 그걸 모르겠는가. 아마 주위에서 그런 말투를 쓰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입에 밴 것일 테다. 부끄럽지만 필자도 그런 말투를 종종 사용하고는 했었다. 돌이켜보면 그 당시에 그런 말투를 사용하는 사람들과 만나는 일이 잦았다. 아무리 그렇다 해도 부끄럽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위와 같은 말투를 학생들이 듣고 따라할 수도 있게 수업시간에 쓴다는 것이다. 그런 말투가 입에 밴 학생이 또 다른 학생에게, 애인에게, 동생에게 똑같이 이런 말을 쓴다면 또 어떻게 되겠는가.   

  학술적으로 한글로 옮기기 어려운 말이야 어쩔 수 없지만, 굳이 듣기에도 어색하게 한글말 뼈대에 영어말 살을 갖다 붙이는 것은 엽기적이다. 한글말을 쓰는 것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 남일성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