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아인슈타인이 특수 상대성 이론을 발표한지 꼭 100년이 되는 해이며, 그가 세상을 뜬 지 50년이 되는 해이다. 이를 기념해 2005년이 물리학의 해로 선포된 것을 볼 때 아인슈타인의 특수 상대성 이론이 인류에게 끼친 영향이 얼마나 큰 지를 짐작할 수 있다. 이에 본보에서는 전자물리학과 유성미 교수의 도움을 받아 상대성 이론의 역사적 배경과 그 내용을 두 차례에 걸쳐 정리해 본다.

  시간·공간에 대한 기존의 인식을 모두 바꾸어 놓은 과학 혁명 많은 이들이 상대성 이론은 보통 사람들은 감히 이해할 수 없는 매우 고상하고 어려운 이론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그러나 상대성 이론은 보통 사람의 인지 능력을 뛰어 넘어야만 이해되는 이론도 아니며 공상 과학 소설의 주제로만 다루어질 만큼 우리의 일상생활과 동떨어져 있는 이론도 아니다. 그것은 빅뱅(Big Bang)이나 휘어진 공간 등의 자연의 신비를 파헤치는 현대 물리학의 기초가 되며 우리의 시간과 공간에 대한 이해가 관찰과 실험에 근거하지 않고는 결정될 수 없다는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는 이론이다.

  상대성 이론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우선 역사적 배경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대체로 물리학은 고전물리학과 현대물리학으로 나뉘는데, 전자는 일상적으로 경험하고 관측하는 대부분의 물체로 원자보다 훨씬 크며 빛의 속도보다 매우 느리게 움직이는 물체를 대상으로 연구한다. 그러나 이는 빛의 속도에 근접하게 움직이는 입자에는 적용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반면 후자는 1910년에서 1930년 사이에 본격적으로 연구된 물리학으로 빛의 속도에 근접하게 움직이는 물체에 관한 실험 결과를 바르게 예측한 아인슈타인의 상대론을 필두로 시작되었다.

  상대론은 고전물리학과 현대물리학 사이의 분수령이 되는 이론으로 여러 가지 새로운 이론과 함께 현대물리학을 탄생시킨 이론이다. 이 이론은 시간과 공간에 대한 기존의 인식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은 새로운 과학 사상이기도 하다. 이해를 돕기 위해 예를 들어보자. 우리의 일상 생활에서 사용하는 많은 개념은 상대적이다. 물건의 크기를 말하려면 기준이 필요하다. 걸리버가 소인국에 갔을 때는 거인으로 취급되었지만 대인국에 갔을 때는 소인으로 취급되었다. 따라서 크기는 상대적이다. 위치 또한 상대적이다. 가령 지구에서 위라는 것은 지구 중심에서 멀어지는 방향이고 아래는 지구 중심을 향한 방향이다.

  그러나 태양계를 가로 질러 가는 커다란 도우넛 모양의 우주선을 상상해 보자. 원심력으로 인공중력장을 만들기 위해 회전하고 있다면 우주선 안의 비행사들은 우주선의 가장자리를 따라서 마치 마루 위처럼 걸어 다닐 수 있다. 이 경우 위는 우주선의 중심으로 향하는 방향이고 아래는 우주선의 바깥으로 향하는 방향이다. 따라서 우주에서는 절대적인 위나 아래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모든 물리 법칙은 물리량으로 기술되며 물리량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기준계가 정해져야 한다.

  아인슈타인 이전에도 상대론이 있었는데 이것은 갈릴레이적인 상대론이었다. 이 이론에 따르면 모든 관성 기준계에서 물리 법칙은 불변이다. 하지만 19세기의 전자기학 이론에서는 서로 다른 관성 기준계에서 관찰된 빛의 속도의 상대성에 의해 전자기학의 법칙이 모든 관성 기준계에서 동일하지 않은 모순에 이른다. 그러던 중 아인슈타인은 ‘빛의 속도가 진공에서 항상 일정한 값을 가진다’는 가정과 ‘전자기학의 법칙은 모든 관성 기준계에 있는 관측자에게 동일하다는 가정’을 근거로 시간과 공간에 관한 새로운 개념을 제시한다.

  아인슈타인은 1905년에 물리학에 혁명을 일으킨 4편의 논문을 썼다. 이 중 1편은 빛을 쪼인 금속에서 방출되는 전자, 즉 광전자 효과에 관한 것으로 현대물리학의 태동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2편은 특수 상대성 이론에 관한 것이었다.

  흔히들 상대성 이론이라고 부르는 역사적인 논문의 원제는 ‘움직이는 물체의 전기 역학에 관하여’ 이다. 움직이는 물체에 맥스웰의 전자기학을 적용한 이 논문에서 아인슈타인은 ‘동시성의 정의’, ‘길이 및 시간의 상대성’, ‘한 정지계로부터 그 계에 대해 일정한 속도로 운동하고 있는 다른 계로 좌표와 시간을 변환시키는 것’에 관한 이론을 기술하였다. 여기서 ‘특수’ 란 말의 의미는 일반적이 아닌 부분적이란 의미의 ‘특수’이다.

  가속도로 운동하는 경우에도 성립하며 중력을 포함하는 일반적인 이론인 ‘일반 상대성 이론’은 1916년에 발표하였다. 이 이론의 기본적 개념인 등가 원리는 1907년에 처음으로 인식되었다고 한다. 이 원리에 의하면 중력장은 장이 놓인 관성기준계의 가속운동과 물리적으로 완전히 동등하다.

  아인슈타인은 그 후 4년 뒤부터 빛의 속도가 강한 중력장 속에서 달라지고 이 때문에 호이겐스의 원리에 따라 강한 중력장 주변을 지날 때 빛이 휘게 되는 중력 렌즈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을 주장하게 된다. 1912년 스위스 취리히의 연방 공과대학 교수에 부임한 이후부터 리만 기하학에 입각한 장 방정식을 만들어 마침내 일반 중력에 관한 일반 상대성 이론을 발표하였다. 그는 그 논문에서 자신의 이론을 검증할 수 있는 세가지 예, 즉 수성의 근일점이 1세기에 43″ 궤도 상에서 돈다는 것, 빛이 중력장 안에서 휜다는 것, 중력장 안에서 빛의 적색 편이가 일어난다는 것을 제시했다. 수성의 근일점이 이동하는 것은 이미 19세기부터 알려져 있었지만, 태양 주변에서 빛이 휘는 현상은 1919년 개기 일식 때 태양 근처의 밝은 별에서 처음으로 관측되었다. 이 결과 그의 이론이 확인되었고 그는 세계 최고의 저명한 인사가 되었다. /기획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