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사들의 문자 요금제로 띄어쓰기 문화 오히려 죽어 ‘여섯 줄, 80 바이트, 건당 30원.’ 우습게 들릴지 몰라도 가뜩이나 띄어쓰기에 약한 신세대에게 철퇴를 가한 주역, 바로 문자 메시지에 관한 몇몇 정보다.

  휴대전화의 화면이 넘어가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문자를 보내야 한 건으로 계산하는 이동 통신사들의 방침 때문에 결국 주소비 계층인 신세대들은 화면 가득히 문자를 채우기 시작했고, 장려해도 모자잘 띄어쓰기는 오히려 버림받고 말았다. 말 그대로 문자메시지가 띄어쓰기를 구축(驅逐)해 버린 셈이다.

  그렇다면, 신세대들만이 띄어쓰기 문화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일까? 필자가 내리는 진단은 “결코 아니다”라는 것이다. 어느 매체 보다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야 하는 TV에서도 오,탈자와 함께 띄어쓰기가 엉망인 것은 조금이라도 눈썰미가 있는 사람이라면 어렵잖게 목격할 수 있다. 방송국마저 띄어쓰기 전염병에서 자유롭지 않은 셈이다. 때문에, 이 같은 오도를 줄이기 위해, MBC는 지난 2004년 말부터 맞춤법 교정기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MBC는 그러나, 예산 등을 이유로 뉴스 등 보도 프로그램에서만 맞춤법 교정기를 운용하고 있을 뿐, 아직 전면적인 도입은 실행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함께, KBS와 SBS와 KBS도 맞춤법 교정 엔진 개발업체와 접촉 중이나, 아직까지 그 이상 좋은 뉴스는 들어 보지 못했다.

  지난 시간에 이야기 한 것처럼, 띄어쓰기는 글쓰기의 18급인 최저 기초 과정에 속하는 것이다.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글쓰기를 배우기 시작할 때, 가장 먼저 무엇을 연습하는 지를 떠올리면 될 것이다. 글쓰기 연습장을 통해 초등학교 1 학년생들이 익히는 제 1단계는 바로 맞춤법과 띄어쓰기. 선생님과 부모님의 꾸지람 속에 어린이들은 끊임없이 띄어쓰기에 관한 규칙들을 감각적으로 익힌다. 이후,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어느 정도 숙지한 학생들은 주/술/목 호응이나 접속사 등을 통한 문장 연결 등과 같은 고급 과정을 익히게 되며, 중.고등학교에서부터 본격적인 작문과 논술을 경험하게 된다. 물론 띄어쓰기를 1백% 완벽하게 구현하는 사람은 결코 대한민국에 조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소위 말하는 글짱 수준이 되기 위해 지켜야 하는 띄어쓰기의 최소공배수는 어디일까? 띄어쓰기가 기본적으로 단어와 단어 사이에 공간을 삽입한다는 기본 규칙을 상기해 보면, 단어마다 무조건 띄어쓰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이상일 뿐, 현실에서는 모든 단어를 띌 시간도, 여유도, 능력도 없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단어와 단어가 결합돼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 내거나 또 다른 의미를 나타내는 경우 (예를 들어, 학교창문, 국립대학교 등)과 같은 경우는 띄어쓰기를 철저히 지키지 않아도 무방하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이는 명사 뿐 아니라 동사, 형용사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그렇다면, 필자의 입장에서 볼 때, 반드시 지켜야 할 띄어쓰기, 더불어 신세대들이 가장 많이 함정에 빠지는 띄어쓰기는? 다음의 보기에서 어느 곳에 띄어쓰기를 해야 하는 지 연습해 보기 바란다. 괄호 안은 필자가 볼 때 반드시 띄어야 하는 최소단위의 띄어쓰기 수이다 (정답은 2면에) 위의 예시들 가운데, 첫 번째 단락은 의존 명사/불완전 명사이며, 두 번째 무리는 관형사의 용례들이다. 의존 명사의 경우는 십중 팔구, 관형사의 경우에는 십중 칠팔이 띄어쓰기 함정에 빠진다. 이쯤에서 이동 통신사들에게 제안 하나. 좀 복잡하더라도 국어를 살리는 셈 치고 현행의 문자 전송 비용 방식보다 단어당으로 금액을 계산하는 방식은 어떨까? 예를 들어, 1백 단어 당 얼마 하는 식으로. 신세대가 띄어쓰기에 하도 약하다 보니, 답답한 마음에 말도 안 되는 제안 한번 해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