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을 통해 중국을 보다

  우리는 음식을 먹을 때 기쁨을 느낀다. 식욕을 해결하기에 느끼는 기쁨일수도 있지만, 맛있는 음식이 주는 식도락의 기쁨도 있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만나고 싶었던 벗과 혹은 가까운 사람들과 담소를 나누는 것이야말로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상상이다. 음식은 사람과 사람을 연결시켜주고 혀나 오감의 작용을 통해 우리에게 하나의 행복을 제공한다.

  이 책은 바로 이러한 점에 주목한다. 저자는 10여년 동안 중국 각지를 ]이런저런 이유로 다니며 왕성한 호기심과 연관서적의 탐독 그리고 맛을 통해 거대한 나라 중국을 이해하려고 한다. 어쩌면 거대한 나라 중국을 우리는 여러 각도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나라의 사상을 통해, 언어를 통해, 민속을 통해, 역사를 통해 등등. 여기서 저자는 음식을 통한 접근을 시도한다.

  저자의 경험으로는 중국인들과의 상거래에서만큼은 음식에서 시작해 음식으로 무르익고, 매듭이 지어진다고 믿는다. 정작 사람을 제대로 이해하는 자리는 격식을 통한 특별한 의미부여 속에서 계산된 행동과 말의 해부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어울리고 음식을 먹으며 대화하는 자체에서 잘 드러난다고 믿는 것이다.

  이 책은 1부 중국의 음식문화, 2부 맛의 장정, 3부 차림표의 암호풀이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2개의 장으로 나눠 중국음식에 대한 개론적 소개 및 음식을 대하는 중국인의 태도와 역사 속의 음식이야기를 담았고, 2부는 광동요리, 사천요리, 상해요리, 북경요리, 옛 황제의 식탁 궁중 요리 그리고 중화요리의 아웃사이더로 각각 나누어 그 지역의 지리적 환경과 요리의 특징 그리고 요리에 얽힌 사연 등을 풍부하게 보여준다. 예로 뱀 요리에 관한 광주의 사찬관(蛇餐館)을 소개하면서, 배중사영(杯中蛇影)과 사족(蛇足)에 관한 고사를 덧붙여 이야기 속에서 교훈을 주고자 한다.(88 - 91면)

 . 배중사영을 단순히 술잔에 뱀의 그림자가 담겨있다고 자구해석을 하면 공연한 의혹으로 고민을 하는 경우라는 본래의 의미를 알기는 어렵다. 생활 속에서 중국을 이해하면서 쉽게 문화를 이해시켜 준다는 점이 이 책의 장점이다. 즉 음식 문화라는 한 측면으로 중국을 탐구하면서도 그 배경을 통한 숨어있는 중국을 탐구하고 환기시켜준다는 점이다.

  앞서 제시한 ‘변하지 않는 것은 보석이 된다’는 책과 이런 점에서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하면 좋겠다. 더구나 3부의 차림표에 대한 소개를 통해 낯선 곳에서의 음식도 대충 어떤 식으로 조리되고 재료가 무엇이 쓰이는 지에 대한 짐작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리고 책 곳곳에 사진과 도면을 통해 더욱 이해를 쉽게 도움을 주고 있다. 생각해 보라. 중국음식에 관한 이 정도의 이해로 자신이 어떠한 중국 음식점에서도 많은 소재의 대화와 이야기를 통해 다른 사람에게 큰 호감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을.

  물론 독서의 목적이 반드시 응용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실생활과 밀접한 이야기를 통한 문화의 이해라는 측면에서 한 번 더 강조하였다. 우리와 아주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고, 많은 것들을 앞으로도 경쟁하고 공유하면서 지내야 하는 중국에 대한 이해를 음식을 통해 다양하게 맛 볼 수 있었으면 하는 점이 책의 소개를 통한 필자의 글을 맛있게 읽는 독자에게 제공하고픈 바람이다.

/ 동의대학교 문예창작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