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들은 각종 매체의 정보 홍수 속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을 것이다. 우연히 좋은 책을만날 수도 있지만 그런 요행을 기대하기에는 우리의 시간이 너무나 소중하다. 자, 여기 교수님들과 선배들이 추천하는 책을 소개하니, 인내심을 가지고 읽어보기를.

 ● 『거의 모든 것의 역사』    빌 브라이슨, 까치, 2003

  빌 브라이슨은 더 타임스에 여행문을 기고하는 작가이다. 그는 학교에서 배우는 과학지식들이 난해한 도표와 수식으로 학생들을 과학으로부터 멀어지게 했다고 생각했다. 그는 과학을 공부한 사람이 아니었으나 과학자들이 만들어낸 이론을 쉽게 정리했으며 그 분야는 지질학, 화학, 화석학, 천문학, 입자 물리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그러한 노력은 엄청난 도전이었으며 그의 노력이 깃든 글을 읽어보면 과학을 새롭게 이해할 수 있다. 이 책은 사람들이 그동안 과학에 대해서 알고 싶어했던 거의 모든 것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우주와 지구의 역사, 생물과 인류의 역사에서 시작해서,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와 지구는 어떤 모습이고, 생물과 사람은 어떻게 살아가는가에 대한 거의 모든 이야기가 담겨 있다. 한림의 신입생들이 이 책을 통해서 과학에 대한 새로운 시야를 얻게 되길 희망한다.

/ 최수영 교수(유전공학)

● 『당신들의 대한민국』    박노자, 한겨레 신문사, 2001

  쉽고 재미있고 도전적이며 여러가지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책으로 박노자의 『당신들의 대한민국』을 권하지 않을 수 없다. 『나를 배반한 역사』, 『하얀 가면의 제국』 등과 함께 연작을 이루고 있는 박노자의 한국사회 비판을 지적 탐구의 출발선으로 잡아보자.

/ 김신동 교수(언론정보)

● 『리콴유 자서전』    리콴유, 문학사상사, 1999

  리콴유 자서전은 싱가포르 전 수상이었던 리콴유의 출생부터 싱가포르가 말레이시아로부터 분리되는 1965년까지의 이야기를 마치 역사기록물을 보듯 생생하고 흥미진진하게 증언하고 있다. 리콴유는 오랜 정치 집권으로 독재라는 비난을 받고 있지만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지도자가 지녀야 할 덕목을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다. 특히 가난하고 보잘 것 없는 아시아인이지만 결코 서구 강대국 앞에서 주눅들거나 비굴하지 않은 당당함과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을 끝까지 밀고 나가는 용감함이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보여주었다. 이야기 속에 잠시 등장하는 일본군 성노예의 처참한 모습,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언급도 흥미롭다.

/ 윤현숙 교수(사회복지)

● 『언어 본능』(상·하)    스티븐 핀커, 그린비, 1998

  아이들은 언어를 쉽게 습득하는데, 어른들은 왜 언어를 습득하는 데 그토록 힘들어하는가? 수천 개의 언어에 존재하는 공통성은 무엇이며, 왜 이러한 공통성이 존재하는가? 우리의 머리 속에 단어들은 어떻게 저장되어 있는가? 이 책은 언어에 관한 그간의 개별 연구를 종합하여 언어에 대한 우리의 호기심과 의문을 풀어 주고, 나아가 인간의 인지 구조와 뇌의 작용 방식에 대한 재미있고 깊이 있는 설명을 제공한다.

/ 임동훈 교수(국문)

● 『우리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    리처드 칼슨, 창작시대, 2000

  사랑에 빠진 사람에게는 세상의 모든 것들이 사랑스럽게 보인다. 세상은 똑같은데 보는 이의 마음이 달라진 것이다. 이제 새롭게 대학생활을 시작하는 새내기 한림인들에게 “행복”을 한아름 선물하고 싶다. Richard Carlson의 『우리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는 당신의 생각과 태도를 변화시킬 수 있는 100가지의 조언이 담겨있다. 이것은 이제 성인으로 첫발을 내딛는 여러분의 삶에 행복을 선물하는 열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열쇠를 손에만 쥐고 있으면 그 안의 행복을 누릴 수 없다. 부디 잘 읽고 실천하여 대학생활 내내 행복을 만끽하는 한림인이 되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 이재선 교수(외국어교육원)

● 『한국미 그 자유분방함의 미학』    최준식, 효형출판사, 2000

  우리에게 우리 전통 문화는 어느 시대의 문화를 말하는 것일까? 지금부터 100년의 문화를 우리 전통 문화라고 가정하고 음악, 미술, 건축, 춤, 도자기, 샤마니즘 등 19세기의 미를 이해하기 쉽게 정리하였다. 우리는 19세기 후반 또는 20세기 초, 정확히는 6·25사변 전까지 명맥을 유지하였던 문화를 이미 잃었다. 지금은 박제된 채 무대, 전시회서나 볼 수 있고, 오직 실생활에 남은 것은 샤마니즘 정도이다. 지금 누리그물(internet) 왕국에서 대학 새내기가 된 새로운 세대의 젊은이가 우리 전통 문화를 이해하며 세계인으로서 살아가는 데 도움 줄 내용.

/ 허선 교수(의학)

● 『자유로부터의 도피』    에리히 프롬, 계명대학교 출판부, 1998

  인류의 발달과정은 자유의 발달과정으로 말할 만큼, 자유는 인류에게 끊임없이 추구되고 동경의 대상이 되어왔다. 그리고 지금은 과거와는 견줄 수 없이 확장된 자유가 주어져 점점 개인의 독립된 공간과 선택의 자유가 커졌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외로움과 고독, 판단의 부담 또한 커졌다. 이 책은 종교개혁과 나치즘의 심리, 도피의 과정 등을 통해 자유의 여러 모습을 심리, 정신학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우리가 가진 자유와 그 자유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이면의 모습을 볼 수 있다.

/ 철학과 동양철학원문 독해 동아리 「절차탁마」 회장 조남숙(철학·3년)

● 『코카콜라 병에 빠진 중국 - 중국을 아는 100가지 키워드』 

  탄도 요시노라, 자작나무, 1999   중국이 눈을 뜨면 세계를 뒤흔들 것이다. 나폴레옹이 ‘잠자는 사자’ 중국에 대하여 한 말이다. 현재 중국은 아시아의 대국으로 성장하는 동시에 국제사회에서도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하는 국가로 발전하고 있다. 그들이 이렇듯 급속히 성장할 수 있는 저력은 과연 어디서부터 오는 것일까? 『중국을 아는 100가지 키워드- 코카콜라 병에 빠진 중국』은 우리가 어렵게 다가갈 수 있는 중국의 사회, 문화, 정치, 경제에 대하여 읽어 내려가기 쉽게 풀어쓴 지침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과 더불어 가깝지만 낯선 이름의 중국을 일본인의 시각으로 본 것도 특이했지만, 중국이라는 거대한 나라를 어떤 정치, 경제적인 거시적인 안목으로 파악하기보다는 세세하고 개별적인 생활상의 모습을 미시적인 관점에서 접근한 것이 쉽게 읽어 내려갈 수 있게 한다.

/ 중국학과 중국 문화 연구 동아리 「한중우」 회장 김기완(중국·3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