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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의 ‘시대저항과 공동체 지향’으로 대표됐던 대학문화와 달리 ‘신세대’로 대표되는 90년대 중반기의 대학문화. 현재
대학내에 문화란 어떤 형태로 존재하는가. 학습, 자치, 공동체, 놀이문화에 관한 다양한 질문을 통해 우리학교 학생들의 생활과 의식을 조사해
봤다. 그동안 지성의 산실로 대표 됐던 대학, 먼저 학생들이 수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수업을 듣는데 불편한 점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다수의 학생인 71.0%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불편한 점으로는 ‘과목 선택의
폭이 좁다’가 50%로 압도적이었고 다음으로 ‘교과과정 미흡’이 19.6%로 나타났다. 과목 선택의 폭이 좁은 것은 전체 학생 정원수가 적기
때문에 다양한 강의 개설이 어렵다는 것을 감안, 차치하더라도 교과과정 미흡은 자못 심각한 문제이다. 이는 올해부터 실시된 학년별 전공필수 제도
폐지로 인해 나타난 문제점으로 학년별 수강체계가 무너져 모든 과목의 ‘교양화’를 초래해 또 다른 우려를 낳고 있다. 덧붙여 강의 내용 부실,
교육 시설 부족도 각각 13.8%가 수업의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수강신청을 할 때 과목 선택기준 요소로 전공·교양과목 각각 ‘관심분야(전공 50%, 교양 46.4%)’를 가장 많이 지지한
것과 달리 교양과목 선택기준에서는 ‘성적 취득이 용이한 분야(20.3%)’가, 전공과목 선택기준에서는 ‘시간표 구성이 쉬운 분야(14.2%)’가
다음으로 우위를 차지해 전공과목과 교양과목의 선택기준에 차이가 드러났다.
학생들은 교수에 대한 희망 사항으로 ‘성실한 강의(41.8%)’, ‘잦은 인간 접촉(32.3%)’, ‘활발한 연구 및
저술활동(10.1%)’, ‘현실사회에서 보다 비판적 참여(6.3%)’를 꼽았다. 전공 관련 공부 시간은 하루평균 1시간 30분 전후로 전공외
학습이 평균 1시간인데 비해 높게 나타났다. 전공외 학습으로는 외국어가 57.9%가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일반 교양이 15.7%, 취업시험 과목이
12.6%, 사회과학 및 철학이 7.5%, 기타가 6.3%로 조사됐다. 기타에는 동아리 관련 공부, 예술 분야를 공부한다는 학생들도 있었다.
또한 전공외 독서량은 한달 평균 2-3권 정도로 나타났다.
현재 대학내 토론문화가 활성화 돼 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가 85%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면학분위기 조성을 위한 필요
요소로는 ‘학생의 자발적 학문탐구(45.5%)’, ‘독립도서관 설립(29.8%)’, ‘과내 소모임 활성화(13.1%)’, ‘도서관 이용 시간
연장(10.5%)’, ‘교수의 심도 있는 연구(1.0%)’로 면학분위기 조성의 주체를 학생 자신으로 보았다.
여가 시간 활용에 대해서는 도서관(49.2%)과 학교내 휴식공간(22.7%)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드러났고 적지 않은
수가 과방(9.7%)과 동아리방(9.2%), 당구장 및 유흥장소(8.6%)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당구장 및
유흥장소(8.6%)에서 시간을 보내는 학생 중 1학년이 62.5%, 2학년이 37.5%로 드러나 저학년일수록 여가시간을 유흥장소에서 보내는 것을
선호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요즘 각 대학에서는 학생회 선거가 한창이다. 우리학교도 이미 단대학생회 선거를 마친 상태이고 앞으로 총학생회 선거를 남겨 두고
있다. 학생들은 바람직한 학생회상으로 대다수인 66.1%가 학생회가 대외적인 문제보다 학내복지 향상에 기여하기를 바랬고 ‘면학분위기
조성’(13.5%), ‘사회봉사 및 지역사회와의 연대(8.3%)’, ‘사회현실 참여(7.3%)’를 바랬다. 또한 80년대 마지막 학번인
89학번과 올해 입학한 96학번은 현저한 시각의 차이를 보였다. 설문에 응한 89학번 중 100%(2명)가 바람직한 학생회상으로 ‘사회현실
참여’를 꼽은데 반해 96학번은 66.0%(33명)가 학생회가 학내복지 향상에 힘쓰기를 바랬다.
또한 지난달 22일 8년만에 처음 개최하려다 정족수 미달로 안건이 부결된 학생총회의 참석 여부에 대해 묻자 85.5%가
‘참석하지 않았다’, 14.5%가 ‘참석했다’고 답했다. 학생총회에 참석하지 않은 이유로는 ‘관심이 없어서’가 54.9%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시간이 없어서(23.8%)’, ‘학생회에 회의가 들어서(12.8%)’, ‘장소와 일시를 몰라서(6.1%)’라는 이유를 들었다. 참석한 이유로는
70.4%가 학생의 당연한 권리라고 답했으며 ‘호기심(11.1%)’, ‘학내 주요 안건 결정에 참여하고 싶어서(11.1%)’를 꼽았다.
학생들의 이 같은 학생회에 대한 무관심은 들불체전 참여 여부에 대한 응답으로도 이어진다. 먼저 들불체전 기간 중 주로 무엇을
했는지에 대해 45.3%가 체전기간 중 개인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26.9%가 행사참여, 22.6%가 집에 있었다고 답해 축제
참여율이 상당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와는 달리 축제의 의미에 대해서는 54.5%가 ‘대동’의 의미를 선택, ‘단순한 유희(13.6%)’, ‘쉴 수 있는
기회(17.8%)’, ‘잘 모르겠다(8.9%)’, ‘저항문화 생산(3.7%)’, 기타(1.6%)를 모두 합한 것보다 높게 집계됐다.
또한 우리학교에서 10월3일 제77회 전국체전을 앞두고 개최했던 청소년 음악회 관람여부에 대해서도 질문해 보았다. 관람했다고
답한 학생은 64.2%로 들불체전에 참여한 26.9%보다 훨씬 높게 집계돼 자못 의미심장한 문제를 남겼다. 대학문화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도를
진단하기 위해 던진 질문에 불건전하다가 71.9%로 높게 나왔으며 그 이유로는 ‘개인주의, 소비문화 팽배(93.3%)’가 압도적이었다. 이
외에도 탈정치, 탈이데올로기화(4.5%), 잘 모르겠다(1.5%) 등의 의견이 있었다.
마지막으로 대학문화의 지향 방향에 대해서는 ‘학문탐구(52.9%)’, ‘ 비판문화 생산(21.5%)’을 꼽았다. 이상의
설문조사 결과 우리학교 학생들은 대다수가 수업을 듣는데 불편을 느끼고 있었으며 수강신청할 때 과목 선택기준으로 관심분야를 꼽았다.
한편 교수에 대한 희망사항으로 성실한 강의, 잦은 인간적인 접촉을 꼽았으며 면학분위기 조성을 위해 교수의 심도 있는 연구보다
학생의 자발적인 학문탐구에 더 많이 동의했다. 특이한 것은 축제의 문제점으로 참여율 저조를 가장 많이 지적, 그 해결방안으로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제시한 것 달리 들불체전 참여 여부에서는 1/5만이 참여했다고 답해 인식과 실천의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대학문화를 개인주의와
소비문화의 팽배로 불건전하다고 보았으며 앞으로 대학문화의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학문탐구, 비판문화의 생산 등을 제시했다.
/ 지아가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