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들이 좋은○○이 3천원돈, 18개들이 위○○는 5천원돈. 여성들에게 필수품인 생리대의 가격이다. 한달에 한번씩 생리대에 드는 비용이 5천원이면 일년 열두달동안 6만원, 40여년이 다되어 가는 가임기간동안 지출하는 비용은 2백40만원이다. 집안에 여성의 수가 늘어날수록 그 부담은 더하다. 비단 가격뿐만이 아니다. 시판되는 일회용 생리대가 여성의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건강상에 아무런 지장은 주지 않는지 객관적인 정보가 그다지 알려져있지 않다. 제지회사들은 자회사 제품이 활동하기 편하고 흡수가 잘된다는 광고만을 경쟁적으로 하고 있을 뿐이다.

▲이와 관련해 진행되고 있는 생리대 가격인하 캠페인은 눈길을 끈다. 최근 「제4회 월경페스티발」과 맞물려 「한국여성민우회」는 일회용 생리대의 가격과 안전성에 대해 설문조사를 하고 길거리 캠페인을 하는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생리대에 부가가치세가 부과되는 것은 부당하며 지나친 광고가 생리대의 가격을 인상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한국여성민우회」는 일회용 생리대의 안전성에 대해서 조사해 발표하기도 했다. 화학처리 제품인 일회용 생리대를 장기간 사용하는 것과 여성 생식기 질환 증가현상 사이에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을 수 있다는 보고서가 잇따르고 있으며 여성들의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어 생리대의 안전성에 대한 조사와 연구 지원이 시급하다고 지적한 것이다. 얼마전 실시했던 설문조사에서도 생리대로 인한 후유증을 겪은 여성이 10명 중 6명 꼴이었다. 가려움증과 알레르기, 습진부터 심한 염증을 일으켰다는 응답자도 있었다.

▲그러나 정부는 이런 고민과 심각한 논의를 단 한마디로 일축하는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 한마디는 바로 “말도 안되는 소리!”이다. 재정경제부는 부가가치세가 면제되는 대상은 생활필수품이나 의료, 서비스용역 등이라 상품일 뿐인 생리대가 그에 포함될 수 없다고 한다. 부가가치세 얘기만도 이렇게 단호하니 안전성에 대한 얘기는 아예 나오지도 않는다. 「여성민우회」는 생리대가 여성들의 생활필수품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부가가치세가 붙는 것은 “여성의 삶뿐만 아니라 사회의 재생산을 위해 필요한 생리에 대한 가치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반박한다. 한 유명한 정치가 모씨는 세상의 반을 여성이 떠받들고 있다고도 말하지 않았던가. 국민의 반을 차지하고 있는 그들이 자신의 생활필수품에 붙은 부가가치세 때문에 존중받지 못하는 삶을 산다고 비관이라도 한다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이겠는가.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좀 전에 언급했던 정부의 한마디다.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귀울여야 하는 것이 정부의 당연한 몫이다. 왜 이렇게까지 여성들이 생리대 값과 안전의 개선을 요구하는지 관심의 눈빛 한번쯤은 줘야할 듯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생각해보려는 몸짓하나 없다. 물론 이일 저일 검토하고 추진하느라 정부의 관계자들도 바쁘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안다. 그러나 국민의 고민을 들어주고 해결해주는 것이 그 ‘이일 저일’의 핵심이 아닐까 생각한다. 국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왜 이런 사항을 요구하는지 국민의 입장에서 생각해봐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 홍수경 기자 hsk@hallym.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