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대통령의 자제들이 죽어 염라대왕 앞에 서게 됐다. 그 중에는 하마터면 대통령이 될 뻔한 아버지를 가진 한 자제도 끼어 있었다.

염라대왕 : 너희들 중 가장 큰 죄를 지은 사람은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P모군 : 저는 먼저 이 곳에 온 것 자체가 억울합니다. 저는 여기 올 만큼의 중죄를 짓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어렸을 적 우울증으로 마약에 오랫동안 손을 대 국민들의 심려를 끼친 것이 죄라면 죄이지만 그것이 가짜 신체검사를 통해 군대 안 간 녀석만큼이야 하겠습니까?

L모군 : 가짜 신체검사라니요? 억울합니다. 염라대왕님! 단지 전 부모님이 해주는대로 했을 뿐이고 다행히 그 때 조금 몸이 약했을 때라 쉽게 넘어갔을 뿐입니다. 억울합니다. 저는 적어도 국민의 돈은 가져가지 않았습니다. 그것이야말로 중죄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저 때문에 저희 아버진 대통령 자리에 오르지도 못하셨습니다. 그러니 전 용서해주셔야 하지 않습니까?

K모군 : 물론 저의 과오는 인정합니다. 한 때의 유혹으로 국민의 피와 살 같은 세금이란 돈에 손을 좀 댔기는 했지만 그다지 많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전 혼자입니다. 그래도 전 형제가 함께 감옥에 가는 모습은 아버지께 보이지 않았습니다.

K형제 : 저희 가족은 어렸을 적 매우 불행했습니다. 아버지 때문에 여러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기도 했고 아버지를 잃을 뻔한 위기도 여러 차례 맞았습니다. 암울했던 과거 때문에 저희 형제가 이런 실수를 저지른 것 같습니다. 하지만 고생 한번 안하고 자란 여기 있는 다른 사람들과 저희는 처지가 달랐습니다. 부디 한번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염라대왕 : 한심한지고…. 도대체 대한민국에서는 대통령을 뽑을 때 국민들은 무엇을 보았는지 의문스럽구나! 아들의 죄가 무엇보다도 크지만 이러한 연유는 분명 그 아버지가 만들어놓은 환경에 있을 것인데 말이다. 쯧쯧…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보자. 우리 기억 속에 깨끗하게 떠난 대통령, 혹은 그의 가족들이 있는가? 위의 가상 대화는 현재 그리고 과거 우리나라 대통령의 아들들의 모습이다. 대선을 몇 달 앞두지 않은 현시점에서 여러 언론매체를 가득 메우고 있는 것 또한 유력한 대통령 후보 아들의 ‘병역비리’이다.

  대선 후보에게서 앞으로 어떻게 대한민국을 이끌어 나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들어야 할 시간에 그의 도덕성이 국민의 눈에 어쩌면 정쟁의 눈에 걸린 것이다. 이러한 검증은 우리사회에서 중요한 사안이다. 오히려 빨간 색안경을 끼고 ‘사상검증의 잣대’을 들이대는 것보다 백 배는 옳은 일일 것이다.

  이러한 철저한 검증을 통해 대한민국의 올바른 지도자를 선출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이러한 일들은 당사자가 모든 것을 분명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인 동시에 검찰 또한 깨끗하게 처리해야 할 부분이다. 이와 동시에 훗날 누군가가 대통령 혹은 대통령의 아들이 됐을 때 ‘누구의 죄가 얼마나 많은갗 등 도토리 키 재기식의 대화가 오가지 않게 누구보다 올바르고 깨끗한 ‘공인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 김정욱 기자 kjw0304@hallym.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