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자세 교정 및 요양 필요” 
한 쪽 엉덩이까지 앞으로 밀어 골반마저 틀어져

  본교의 대표적 상징인 다비드가 최근 극심한 허리 통증을 호소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습니다. 지난 1987년 부터 18년간 ‘선 채로’ 성호관 앞을 지키고 있느라 다비드는 허리 고통이 이만 저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더구나 다비드를 만든 제작자의 탓으로 본의 아니게 ‘짝다리’를 짚고 있어 “허리가 말로 하기 힘들 정도로 고통스럽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다비드의 자세를 자세히 살펴보면 얼마나 큰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지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다비드의 왼쪽 다리는 구부정히 굽혀진 상태로 오른쪽 다리보다 반걸음 정도 앞서 있습니다. 이에 따라 다비드가 서 있는데 필요한 모든 힘은 오른쪽 다리 쪽으로 쏠려 있습니다. 게다가 한쪽 엉덩이를 앞쪽으로 밀고 있는 자세라 골반이 정상적인 상태에서 벗어나 오른쪽으로 틀어져 있습니다. 다비드처럼 완벽한 체형을 가진 ‘몸짱’이 아니라면 단 몇 분도 버티기 힘든 자세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기자도 목욕탕에서 다비드의 자세를 취해봤지만 단 3분밖에 버틸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다비드는 저 자세로 18년간을, 이탈리아 피렌체 갤러리아 델 아카데미아의 원본 다비드는 500년을 버티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 같은 문제에 대해 영국의 ‘자세 전문가' 엘런 허드먼은 지난달 8일 영국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다비드의 건강 문제를 제기했다고 합니다. 허드만은 “다비드가 만성적인 요통에 골반 이상으로 한쪽 엉덩이가 비정상적으로 약화됐다”며 “비정상적으로 약한 발목과 굽은 발가락, 유연성 부족 등을 볼 때 다비드상은 자세가 뒤틀린 병자의 몸을 표현한 것에 불과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허드먼은 또 “다비드의 왼쪽 발가락이 갈고리 모양으로 굽어있는 것은 발가락근육이 약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며 “체중 분배가 잘못된 불안한 자세로 서 있는 것은 왼쪽 엉덩이가 약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답니다.

  이와 관련해 본교 부속병원 신경외과 척추전문의 조용준 교수는 다비드가 만성적인 요통에 시달리고 있을 것으로 진단하고 상당한 요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조 교수는 “현재 다비드는 불안전한 자세로 인해 적지 않은 고통을 받고 있을 것”이라며 “자세 교정과 물리치료, 그리고 충분한 휴식 등이 필요할 것”이라고 처방했습니다.

  조 교수는 “척추 질환은 직립보행을 하는 영장류에게만 발생하는 병”이라며 “서 있거나 앉아서 공부를 할 때, 일을 할 때 자세를 똑바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조교수는 다비드의 이러한 자세에 대해 “불안정한 자세 등으로 허리에 통증이 올 경우 누워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똑바른 자세에서 생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적당한 물리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