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드 발가락의 낙서…잘잘못을 따지기 이전에 도대체 무슨 뜻인지 궁금할 따름

  성호관 앞에 위치한 다비드상은 본교의 대표적인 상징물로 알려져 있지만, 실은 그렇지 않은 모양입니다. 오히려 천덕꾸러기(?)에 더 가까운 듯 싶습니다.

  다비드상을 한번이라도 유심히 살펴본 이라면 아마 공감할 것입니다. 다비드상의 발가락에 무슨 암호 같은 낙서(아래 사진)가 써있는가 하면,  표면이 누렇게 변질될 부분을 군데군데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으니까요. 또 다비드상의 표면에는 시커먼 먼지와 때가 곳곳에 끼어 있고 어떤 부분엔 금이 가 있기도 합니다.

  시설과 측에 따르면 다비드상은 일년에 두 번 정도 목욕을 한답니다. 날씨가 따뜻해지는 봄과 낙엽이 지는 가을에 목욕을 하는데, 한번은 고압분무세척기로 목욕을 하기도 했습니다. 나중에 이것이 다비드상을 손상시킬 위험이 있다고 해서 중단되기는 했지만, 신중하게 처리했어야 합니다.

  아무리 본교의 다비드상이 복제품이라지만 이탈리아의 원본 다비드상에 비하면 너무 푸대접을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원본 다비드상은 목욕을 하느냐 마느냐부터 많은 논란이 있었습니다. “작품을 손상시키지 않기 위해 목욕을 시키지 말자”는 의견과 “영원한 젊음을 전하려 했던 미켈란젤로의 의도를 살리기 위해 목욕을 시키자”는 의견이 팽팽히 맞섰습니다. 결국 최대한 손상이 가지 않는 범위에서 목욕 및 보수작업이 진행돼 지난 5월 마무리됐습니다.

  물론 세계의 유산격인 원본 다비드상과 본교의 복제품을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긴 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본교의 다비드상이 복제품이라 하더라도 본교의 대표적인 상징물이 아닙니까? 더구나 낙서까지 당해가며 서있는 모습이라니…. 관리를 하는 학교측도, 일상적으로 접하는 학생들도 다비드상을 아끼고 사랑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다비드는 지난 18년간 한림의 역사를 함께 호흡해 온 또 하나의 가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