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있었던 사회대 보궐선거를 끝으로 정식 학생자치 단체의 구성이 일단락됐다. 총학생회와 인문대 학생회는 후보가 나오지 않아 구성되지 못했고, 사회대 학생회는 투표율 미달로 선거가 무산됐다. 현재 구성된 학생 자치단체는 자연대, 공대, 의대, 동아리 연합회가 전부이다. 절반 정도만이 구성된 것이다.

  학생 자치 활동을 수행하는데 있어 학생회 기구의 존재는 절실하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반대하는 문제에 학생들이 제대로 결합하지 못하는 문제나 올 해 등록금협상을 거쳐 책정된 학생복지기금을 적절하게 제 때 운용하지 못하는 점을 보아도 알 수 있다.

  현재 총학생회는 구성된 단체의 대표들이 모여 중앙운영위원회를 꾸려 기존의 총학이 했던 일들을 수행해야하고 인문대와 사회대는 운영위원회 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아도 인력이 부족해 각 자치단체의 일을 수행하는 데에도 힘든 형편에 어쩔 수 없이 이중부담을 떠안아야하는 것이다. 결국 어떤 방식으로든 누군가 나서서 일을 처리해야하는 점에 비추어 보아 지난 사회대 학생회 선거에서 모 학부 신입생들의 투표율이 1%에 그쳤다는 점은 적잖은 타격이라 할 수 있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일부 학생들은 ‘운동권이 하는 일은 무조건 반대하니마니’하는 말들을 하곤 했었다. 지금은 차라리 그런 시선이라도 있으면 다행인 형편이다. 연예인의 공연에는 벌떼같이 몰리는 학생들이 자신들의 권익을 대변해 줄 대표를 뽑는 일에는 왜 그토록 무관심한지 알 수 없다.

  현재 우리 학교가 처해있는 상황에서 학생들이 학교 생활을 하는데 여러 불만이 나올 것이 분명하다. 공간문제가 그러하고 여러 학사제도에 관한 불만들이 그러할 것이다. 대동제나 들불제의 여러 행사에서도 조금만 자신의 구미에 맞지 않아도 불만을 토로할 것이다.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등을 통해 앞 뒤 상황 견주지 않고 이러한 불만들을 쏟아낼 것도 불보듯 뻔하다. 우리나라의 교육환경은 지극히 열악한 사정이고 이 문제가 금새 해결될리 만무하다. 등록금은 계속해서 오를 것이고 경기침체로 인해 위축된 가계 형편으로서는 날이 갈수록 부담만이 늘 것이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 대학 교육을 4년동안 받는데 제대로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의 조성을 위해서도 학생들 스스로 창구를 마련하는 일은 매우 중요한 일이지 않은가. 선배로서 그러한 일들이 중요하다고 신입생들에게 알려주는 일은 전공 지식을 알려주는 일 만큼이나 중요한 일이지 않은가.

  다만 다행인 것은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난국을 헤쳐나가기 위해 수시로 자치기구 대표들이 만나 논의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에게 힘을 실어줘야 함은 당연하다. 요새는 인터넷을 통한 소통의 수준이 꽤나 활발한 상황이어서 수단의 문제는 그다지 없어 보인다. 오는 10일에는 전체학생대표자회의가 열린다. 참여하자. 참여해서 한림 학생사회가 직면한 문제들을 함께 풀어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