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 식당이 대대적인 보수공사를 거쳐 현재의 모습으로 탈바꿈한지 한 학기가 다 되어가고 있다. 예전의 스산한 분위기에 비하면 현재의 식당들이 분명 안락한 모습으로 바뀐 것은 사실이지만, 겉모습만큼이나 그 내용에 있어서도 과연 변화가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먼저 위생적인 측면에서 식기나 음식물에 이물질을 발견하고 누구나 한번쯤 눈살을 찌푸리는 일이 있었을 것이다. 학교 등의 단체급식에 대해 위생문제가 지적되는 것은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지만, 날씨가 더워지면서 식중독 등의 질병을 유발할 위험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만큼 이에 관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식당직원들에 대한 위생교육의 강화는 물론, 식자재 수급단계에서부터 배식단계까지 철저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식당에서 사용하는 식자재의 경우에도 최소한의 안전성은 보장되는 것이어야 하며, 화학조미료의 사용도 부디 줄여나가야 한다. 내가 먹을 음식에는 결코 사용하지 않을 재료와 양념을 남이 먹을 음식이라고 해서 마구 사용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이 경우 비용이 문제된다면 식단을 다양화하고 가격을 차별화해서 소비자의 선택범위를 넓혀주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 나아가 음식의 맛과 영양을 일정한 수준으로 유지하고 체계적으로 식단을 운영하기 위해서 식당의 운영을 외부전문업체에 위탁하는 소위 아웃소싱도 하나의 방안으로 충분히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

  식당과 관련하여 불만이 제기될 때마다 비용문제가 빠지지 않고 거론되지만, 이는 아이디어와 의지의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지 결코 개선이 불가능한 문제는 아니다. 먹거리는 생존의 조건으로서 그리고 때때로 생존의 목표로서 인류가 시작된 이래 지금껏 변함없는 관심의 대상이 되어왔다. 식사를 하는 것이 이제는 그냥 한끼를 때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생존에 필요한 활력을 얻고 더 나은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하나의 즐거운 과정으로 인식될 필요가 있다.

  비록 화려한 음식은 아니지만 안심하고 먹을 수 있어야 한다. 전적으로 학교식당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대다수의 학생들에게는 더더욱 그러하다. 잘먹고 잘살기, 어쩌면 가장 어려운 문제일지도 모르지만 그 시작은 한림대 구성원 서로에 대한 작은 관심과 의지에서부터 비롯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