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강이다. 학생들이 학내에 북적거리는 모습, 동아리들이 신입회원을 모집하는 모습 등이 분위기를 한껏 내고 있다. 이에 더해 또 한 곳, 개강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곳이 있다. 바로 학교 주변 술집이다. 어두워질 무렵 빈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로 손님이 가득한 술집과 취객들의 주사가 벌어지는 주변 풍경 역시 이제는 익숙한 모습이다. 학교 곳곳에서도 대낮부터 막걸리 판이 벌어진다. 물론 개강 후 다시 만난 친구들과의 해후에 술 한잔 걸치는 것을 나무라는 것은 아니다. 단 매 학기 대학가에서 벌어지는 음주사고가 학생들의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것으로 보여 걱정이 앞서는 것이다. 음주사고는 학기마다 빈번히 발생하지만 그렇게 '너무 자주 발생해서인지' 학생들은 이를 ‘미미한’문제로 다루기 일쑤다.

  이번 학기가 시작되기 전 본교 기숙사에서 음주로 인한 불미스러운 사고가 벌어졌다. 사고 당사자의 생명을 앗아갈 뻔한 사고의 원인 역시 과다한 ‘음주’였지만 현재 이를 논하는 학생들 역시 음주에는 큰 무게를 두지 않는 듯 하다. 원인은 음주였음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그저 ‘학생이 술을 마신 것도 인정하지만, 잘못이지만…’이라는 말들로 ‘술’에 대한 언급은 짤막히 끝낸다. 이 한 가지만 보더라도 학생들이‘술’에 대해 지나치게 관대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로 인해 기숙사 관계자들은 징계 등의 곤욕을 치르고 있지만 비난이 쏟아지는 곳은 사고를 낸 당사자가 아니다.

  타 대학에서 과도한 음주로 연못에 빠져 목숨을 잃거나 정신을 잃는 사건이 발생해도 그것은 하나의 ‘화제’일 뿐, 이에 대한 대책은 이상하리만치 덤덤하다. 아무리 주의를 준다해도 자신의 몸을 지키는 것은 학생 자신이다. 학생들은 ‘나도 이제 내 삶을 책임질 줄 아는 성인이다’라는 말을 되새겨 보길 바란다. 사고 후 자신들의 가족이 입을 상처와 피해, 그리고 주변인들에게 가해질 고통 등을 생각해야 한다. 자신 뿐 아니라 자신과 관계된 주변인들에 대해 생각하고 배려할 줄 아는 것이 바로 ‘성인’의 올바른 모습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