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매미'가 몰아친데 뒤이어 사회적으로 민감한 이슈들이 불거져 나라안이 뒤숭숭하다. 그러나 학내에서는 그에 상응하는 움직임을 감지하기가 어렵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일반 학생들의 사회적 참여를 이끌어내야 할 학생회의 역할이 너무나 미미한 탓이다.

  사회단체들은 물론 각 대학 학생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봉사활동에 나서 대학의 사회적 책무를 다하고자 했다. 군인력까지 총동원됐던 이번 수해 복구 노력에 수도권에 소재한 대학들은 잠시 학업을 접고 혹은 주말을 이용해 저 멀리 남쪽지방까지 도움의 손길을 뻗쳤다.

  본교가 몸담은 강원 지역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큰 피해를 입었다. 지난해 '루사'로 인한 피해 복구가 채 이뤄지지 못한 상태에서 또 다시 맞은 피해여서 더욱 아프고 처참한 바가 있었다. 농업을 생업으로 하는 대다수 피해 도민들은 태풍이 할퀴고 간 자리를 망연자실하게 바라볼 뿐이었다.

  한데 이러한 와중에서도 유독 본교 학생들의 활동은 반응은 잠잠하기만 했다. 물론 최근 몇몇 단대 학생회는 강원도내에서 농촌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고 학생들을 위한 단대 행사도 무난하게 치뤄내기도 했다. 그러나 그 밖의 다른 학생 활동은 거의 멈춰있는 상태다.

  학생들의 참여를 엮어내고 앞장섰어야 할 학생회는 지난 달 27일 본부에서 제안한 수해지역 봉사활동에도 이런저런 이유로 참여조차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체육학과와 ROTC 학생들의 단체 참가를 제외하고 활동에 참여한 일반 학생 수는 약 십여명에 그쳤다.

  올 해는 총학생회가 구성되지 않아 이를 대신하는 역할까지 하느라 학생회들이 고충이 많았던 점은 십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활동이 부진하다면 내년도 총학생회의 구성조차 어려워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아직 늦지 않았다. 아직도 농민들은 논, 밭에서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으며, 학내 곳곳에서 학생들은 대학과 사회를 이어줄 노력을 고대하고 있다. 본교 학생들이 대사회활동에 그리고 학내 활동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통로가 마련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은 학생들이 선출한 대표들이 해야 할 일이다. 학생 대표들의 분발을 촉구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