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종종 눈에 보이는 것만 전부라 생각한다. 그래서 아주 중요한 가치들을 잊고 지내기 일쑤이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한림구성원들을 위해 애쓰는 분들의 ‘정성과 노력’이다. 학내 미화원 아주머니, 수위 아저씨, 식당 아주머니, 버스 운전사 아저씨 등이 바로 그런 분들이다. 본교 학생 중에는 학내 미화원 아주머니가 청소하는 앞에서 휴지를 던지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식당 줄이 길다고, 버스에 사람이 너무 많다고 괜히 아주머니, 아저씨에게 짜증을 내는 학생들을 더러 본다. 학외에서 이러한 광경을 본다면 ‘세상 말세다’며 지나치면 그만이다. 그러나 공동체 구성원인 본교 학생들의 일은 그냥 지나치기 어렵다.

  며칠 전 학내에서 희귀한 광경이 펼쳐졌다. 본교 학생이 셔틀버스 운전사에게 입에 담기 힘든 욕을 퍼붓고 있는 장면이었다. 아무리 눈을 씻고 보아도 분명 어린 학생은 본교생이 맞았고 운전사는 학생의 아버지 뻘 됨직한 나이로 보였다. 아무래도 무언가 오해가 있었던 모양이다. 전후 사정을 들어보니 운전사가 차도로 나오는 학생에게 위험을 알리고자 경고음을 울린 것이 사건의 발단이었다. 크게 울린 경고음을 들은 학생은 불쾌감에 버스로 달려가 운전사에게 자신의 불만을 고스란히 표출한 것이었다. 과연 본교 교수가 경고음을 울렸다 하더라도 학생은 같은 행동을 취했을까.

  행여 ‘공으로 일하는 것도 아닌데 뭐 어떤갗 라고 생각하는 학생이 있다면 그건 ‘어울려 삶’의 기본 윤리를 체득하지 못한 탓이다. 이 윤리는 낱낱의 벽돌을 결합시키는 접착제이자 결합된 벽돌들의 상호작용을 도와주는 윤활유이다. 우리가 ‘지성인’ 이니 ‘전인적 교육’을 늘상 운위하지만 그 실천적 뿌리는 주변 사람들의 노력에 대한 인정과 감사에 있다고 할 것이다.

  뿐만 아니다. 학내에서 벌어지는 이러한 모든 행동들은 곧 ‘한림대학교’를 비추는 거울이 된다. 혹시 자녀의 입학을 위해 학교를 방문했다가 앞서 말한 이 광경을 목격했다면 우리 학교가 어떻게 보였겠는가? 봉변을 당한 운전사 아저씨가 느꼈을 소회와 주변 사람들에게 전할 한림대생의 이미지는 또 어떨까?

  바야흐로 신입생을 모집하는‘입시 시즌’이다. 명실상부한 TOP 10으로 자리매김 하기 위해서는 시설, 교수진, 우수 신입생 등이 필요하지만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도 한림 사회를 든든하게 받쳐주는 작은 정성과 노력을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