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만이었다. 지난 12일 국회에서 벌어진 초유의 대통령 탄핵 소추는 당리당략에 눈이 멀어 급기야 권력을 찬탈하기까지 이른 야만인 집단의 행동이었다. 우리 사회가 민주화를 위해 그동안 얼마나 힘든 길을 거쳐왔는지를 돌아보면 더욱 그렇다.

  두 야당의 폭거는 대의민주주의의 원칙에 대한 도전이자 훼손이다. 여러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듯이 국민 대다수가 대통령 탄핵에 정당성이 없음을 주장하고 있지 않은가. 2개월여의 임기만을 남긴 이들이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갈아치우자고 나선 일은 상식적으로도 용납이 되지 않는다. 더군다나 이같이 중대한 사안을 군사작전 펼치듯 날치기로 통과시킨 이들의 오만불손에 분노를 금할 길 없다. 아무리 양보한다쳐도 이건 아니다.

  이와 같은 사태가 벌어지게 된 배경에 4·15 총선이 자리하고 있음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야당으로서는 계속해서 터져나온 부정부패와 이에 따라 연일 떨어지는 지지율이 본인들로 하여금 위기감을 느끼게 했을 것이다. 바로 그 위기감에서 빠져 나온 지역주의에 기댄 얄팍한 발상과 술수가 민주주의의 에토스를 손상시키고 거대한 희생양을 만든 것이다. 희생양은 누구인가? 바로 국민이다.

  이들이 이러한 파렴치한 짓을 벌이고도 만세를 부를 수 있는 뻔뻔함에는 일부 언론도 큰 몫 하고 있다. 지난 1년 내내 비방과 흠집내기로 일관하며 의정을 무시했던 이들을 비판하여 올바로 잡아주기는커녕 오히려 선동하지 않았던가. 틈만 나면 '보수의 힘'을 운운했던 이들에게 “이것이 보수의 힘인가" 되묻고 싶다. 풍겨나오는 악취가 코를 찌른다.

  더 이상 좌시해서는 안된다. 국회의원들의 행동이 정당한지에 대해 학내 곳곳에서 토론하고 성토하여, 민주주의를 오염시킨 이들의 행태를 엄중히 경고해야 한다. 정치적 의도로 민주주의의 정신 자체를 훼손한 이들을 엄중하게 처벌할 수 있어야 한다. 여전히 지역주의에 기대고자하는 낡은 정신과 작태도 이번 기회에 뿌리채 뽑아버려야 한다. 오늘 먹칠당한 부끄러운 역사가 새하얗게 빛날 수 있도록 힘을 보여줘야 한다.

  우리는 학업과 연구의 끈을 놓지 않으면서 말과 글 그리고 행동으로 민주주의를 지키고자하는 의지를 보여주어야한다. 정치가들은 본인의 결과에 책임을 질 수밖에 없다. 그들에게 오늘의 이 행동이 얼마나 후회스러운 것이었는지 뼈저리게 느낄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퇴보하는 역사를 두고 봐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