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3일부터 3일간 용평에서 열린 2004년도 하계 교수세미나에서는 2004년부터 2010년까지의 한림21세기 발전계획안 발표가 있었다. 매우 열심히 작업하신 위원장이 공로패를 받기에 충분하다. 현재 우리 대학의 문제를 정확히 분석하고 발전 방향을 제시한 역작이다. 다른 대학의 내용과 차별화가 뚜렷하지 않다거나 일부 학문 분야별 제시가 미흡하다거나, 내용 중 구현 방법을 개선하여야 한다는 등의 지적이 있었지만, 이번 계획안은 말 그대로 안이므로 앞으로 한 학기 동안 학내 구성원의 의견을 계속 듣고 외부의 자문도 받으면 좋은 발전계획이 될 것이다. 더 나아가서 계획안 실현 여부에 대한 평가를 이런 작업이 있을 때 조금 더 깊이 연구하여 마련하여야 한다.

  우리 대학은 1990년대 초부터 지금까지 많은 발전 계획이 있었으나 새로운 계획 전에 과거 계획을 제대로 평가한 보고서는 본 기억이 없다. 그 이유는 평가 도구가 마땅치 않아서일 수도 있고, 아니면 워낙 한국은 앞만 보고 나가는 사회이기 때문에 과거에 계획한 것이 어떻게 되었나보다는 새로운 세상에 맞추어 뛰어가는 사회 현상이 그대로 학교에 반영되어 그럴 수도 있다. 지금이라도 과거 발전 계획을 다시 한번 끄집어내어 과연 어떻게 구현하였는지 평가하는 작업을 하고, 그 내용을 앞으로 계획에 반영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번의 새 발전계획에는 꼭 평가 지표를 조금 더 세세하게 개발하고 정성 및 정량 평가가 가능하도록 최소 기준을 정하는 등의 작업과 더불어 2010년 12월 31일부터 약 2개월간 이번 계획을 최종 평가할 조직을 미리 만들어 놓고 각 단계마다 가동하여 자료를 쌓을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정량 평가 항목 중 교수대 학생비 1:20, 교원의 연간 연구업적 6편, 연간 SCI 발표 논문 1.5편 및 졸업생 순수취업률 70% 등의 항목은 이미 계량화하였다. 그러나 “전문분야 문제해결 능력을 갖춘 실무형 인재 배출”은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기초교육 강화와 전공 교육 강화” 두 가지 모두 언급한 교육 개편 방향에서는 어떻게 강화 여부를 평가할 것인지 말은 쉽지만 매우 평가가 어렵다.

  최소학습기준을 설정하고 그 목표를 이루어 가는 간호학이나 의학에서 실시하는 전문인 교육을 모든 학부에서 시행하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기초 교양 수준을 올리고, 학문 도구 사용 역량을 튼튼하게 하여 대학원 가서 공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수준에서 학부 교육을 하겠다는 것인지 또는 둘 다 하겠다는 것인지 더 명확하여야 하고 그 평가 기준을 잘 세워야 할 것이다. 나아가서, 계획과 더불어 평가하는 조직을 꾸준히 운영하여 중간에 수정이 필요하다면 타당한 근거를 기반으로 수정하는 작업을 하고, 집행부의 변동과 무관하게 추진할 수 있어야 한다. 이번 안이 2010년이 지나 훌륭한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2004년도 제 2학기에는 모두들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열심히 제안을 하여 주시기를 학내 구성원과 졸업생에게 간곡히 부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