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31일 교육인적자원부는 대학구조개혁방안을 발표하였으며, 시안은 오는 10월에 확정될 예정이다. 이번 구조개혁방안은 대학의 경쟁력강화를 위하여 학생정원을 감축하고, 학생대비 교수비율을 높이며, 대학정보공시제를 도입하고, 대학간의 통폐합을 촉진, 지원함으로써 대학의 특성화를 도모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사실 이번 구조개혁방안이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대학의 구조개혁에 관한 논의는 이미 1990년대 말부터 시작되었으며, 1998년의 국립대학구조조정계획, 2000년의 국립대학발전계획, 그리고 2003년의 대학경쟁력강화방안으로 이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개혁방안에 주목하게 되는 것은, 더 이상 대학 및 대학교육의 문제점들을 내버려둘 수만은 없는 대내외적인 상황과 가능한 법적·제도적·재정적 수단들을 동원하여 적극적으로 구조개혁을 추진하고자 하는 정부의 의지 때문이다. 물론 정부주도의 구조개혁에 따르는 문제점이나 우려들도 없지 않지만, 이제 구조개혁은 모든 대학들의 당면한 과제가 되었다. 그리고 우리 대학도 결코 예외가 아니다.

  우리 대학은 수년전부터 장기발전계획들을 마련해 왔지만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이야기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에 신설된 발전전략실은 이전의 장기발전계획논의의 연장선상에서 대학의 구조개혁과 관련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런데 발전전략실의 신설과 시기적으로 맞물려 각 학과 내지 학부와 단과대학 차원의 구조조정에 대한 논의들이 여기저기서 흘러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수면아래에 있던 각 학과들의 욕구들이 단편적으로 분출되고 있는 것이다.

  구조개혁 또는 구조조정은 거칠게 이야기하자면 선택과 집중이다. 사실 구조개혁의 결과 각 학과와 대학의 존폐 및 발전 여부가 결정되고 그 구성원에 미치는 영향도 막대하다. 그러므로 모두가 만족하는 구조개혁이란 애초부터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해서 학교가 일방적으로 구조개혁을 주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결코 성공할 수도 없다. 때문에 구조개혁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각 단계에 있어서 그 구성원들의 의사와 자발적인 노력방안들을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러한 자발적인 노력을 도출하기 위해서는 학교차원의 지원이 약속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하지만 특정 학과의 이기주의가 발동하거나 모든 학과들간의 형평을 고집하게 되면 더 이상의 선택과 집중은 불가능해진다. 종국적으로는 경쟁력있는 구조, 발전가능성이 있는 학과에 대한 집중을 위해 결단이 필요하게 된다. 그리고 그러한 결단을 수용할 수 있는 객관적이고도 설득력있는 근거가 제시되어야 하며, 구조개혁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장애와 진통에 대한 면밀한 검토 및 세심한 배려도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것이다.

  구조개혁이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언제까지 구조개혁을 미루거나 마냥 구조조정만 되풀이하고 있을 수는 없다. 과감한 결단과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진정 ‘Mighty Hallym’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는 기회가 되기를 소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