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오는가 싶더니 어느새 저만치 달아나고 겨울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한차례 쏟아진 가을비 이후에 날씨도 몰라보게 추워졌다. 차가워진 바람이 예고하듯 이제 얼마 있으면 학생회 선거가 치러진다.

  본교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0일부터 오는 16일까지 총학생회 및 각 단과대 학생회 선거 입후보단을 등록받고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학생회 선거일정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번 선거 역시 지난 선거와 마찬가지로 냉랭한 분위기 속에 치러질지 뚜껑을 열어봐야 하겠지만, 이번 선거만큼은 각 주체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로 뜨거운 선거분위기가 조성되길 기대한다.

  이를 위해서는 몇 가지 필요한 것이 있다. 우선 이번 선거에 출마를 결심한 학생회 입후보단은 학생들의 필요와 요구를 충족하는, 내실있는 공약을 제시하길 바란다. 이른바 ‘학생회의 위기’라고 회자되는 현 상황의 원인은 학생회의 사업이 학생들과 멀리 떨어져 있다는 데에서 기인한다. 대다수 학생들의 관심과는 동 떨어진 사업을 내세우고 추진한다는 것은 선거참여율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올바른 형식과 방법을 통한 설문조사를 거쳐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내용을 수렴한 공약을 만들어야 한다. 그렇다고 무책임한 선심성 공약은 사양한다. 이는 학생들의 학생회에 대한 불신감을 부추길 소지가 있다.

  또한 학생회의 위상을 재정립하는 것에 대한 고민을 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총학생회를 비롯한 각 학생회들은 나름의 정치적 사명감을 갖고 이에 대한 사업을 중점으로 다뤘다. 반면 학내 복지문제에 대해서는 다소 소홀한 면이 적지 않았다. 등록금협상 문제나 학생식당 문제, 주차공간 문제 등에 있어서는 마땅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제자리 걸음만을 하고 있다. 혹은 뒷걸음치고 있는 사안도 부지기수이다. 이번 선거에 입후보할 학생회 후보들은 학생들을 중심에 두고 학내의 문제에 관심을 두는 학생회를 만들어야 한다. 학생들의 참여와 관심을 유도하고 신뢰를 줄 수 있는 공약을 제시해야 한다.

  다음으로 임기 막바지에 선 학생회는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을 잘 마무리하고 다음 학생회를 위한 인수인계 작업을 착실히 준비하길 바란다. 이전 학생회가 성과를 거둔 사업을 인수인계가 제대로 되지 않아, 다음 학생회가 똑같은 사안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는 어이없는 상황이 연출되어서는 안된다. 현재 학생회는 시행에 어려움을 겪은 사안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착실히 정리해 다음 학생회의 사업진행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아름다운 뒷모습’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학생들 역시 이번 선거에서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보여야 한다. 아무리 입후보한 선거단이 맘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투표를 하지 않으면서, 뒤에서만 학생회가 어쩌느니하며 궁시렁대는 모습은 볼썽사납다. 학생 스스로가 학교의 주인이 되기 위해서는 진정 실력있고, 내실있는 학생회를 직접 뽑아야 한다. 입후보한 각 선거단이 어떤 공약을 내세우는지 잘 살펴보고 알찬 내일을 기대할 만한 학생회를 우리의 손으로 직접 뽑아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