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의 각 건물벽에 붙어 자라고 있는 식물의 정체는 뭘까? 여름이면 푸른색의 잎이 뜨거운 태양볕 아래 시원함을 더하고, 가을이면 붉게 물들어 물씬 가을 분위기를 내는 식물의 정체는 바로 담쟁이덩굴(Boston Ivy)이다.

  현재 담쟁이덩굴이 가장 많이 자라고 있는 곳은 의학관이다. 율곡관에서 수업을 듣고 김유정관으로 내려오는 길에 의학관 벽면에 빽빽이 들어 차있는 담쟁이덩굴의 이파리가 요새는 붉은 색으로 물들어 가을 바람에 살랑이는 것이 장관이다. 시설과 조경 담당인 김대룡 반장은 “1986년 즈음 학내 건물 주변에 담쟁이덩굴을 전체적으로 심었다”고 전했다. 이때 심은 담쟁이덩굴이 지금까지 살아온 것이다. 그 때 이후 별다르게 약을 치거나 가지를 쳐주지 않아도 잘 자라고 있어 별도의 관리는 하지 않는다고 한다.

  담쟁이덩굴은 포도과의 식물로서 돌담이나 바위 또는 나무줄기에 서식한다. 크기는 줄기가 10m 이상으로 자라며 그 줄기에서 뻗은 잎의 폭은 10∼20cm, 열매의 크기는 6∼8mm 정도이다. 또 담쟁이덩굴이 바위나 돌담에 붙어 자랄 수 있는 것은 덩굴손이라는 긴 줄기가 벽을 따라 자라고 그 끝에둥근 흡착근(吸着根)이 있어 담 벽이나 암벽에 붙어 잘 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6∼7월에는 황록색 꽃이 피기도 한다. 또 담쟁이덩굴은 약초로 유명하다. 한방에서는 이 나무를 ‘지금(地錦)’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땅을 덮는 비단이란 뜻이다. 줄기는 단맛이 나 과거에 감미료로 사용한 적이 있었다고 한다.

  이렇게 별 것 아니라고 여겼던 담쟁이덩굴에 숨겨진 사실이 많다. 요즘 한창 단풍이 깊어져 나풀대는 담쟁이덩굴에 조금이나마 관심을 가져 줄기도 씹어보고 열매도 만져보는 것은 어떨까?

/ 조해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