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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화재 참사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안전불감증 문제가 다시금 화두로 떠올랐다.
한림학보에서는 화재 위험성에 대비한 건물의 안전 진단을 해봤다. 춘천소방서에 의뢰한 이번 검사는 학내 소화기구의 위치, 수량, 오·작동 등을
중점적으로 살폈으며, 본지 기자가 동행해 사용법을 직접 알아봤다. 또 만일의 경우에 대비한 화재시 대피요령도 함께 실었다.
기숙사는 많은 학생들이 거주하는 곳이다. 좁은 공간에 많은 학생들이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화재가 발생하면 인명피해로 직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사용하는 학생들과 관리자들의 안전에 대한 관심이 세심하게 요구된다. 우리학교 기숙사 ‘한림학사’는
봉의재(A동)·소양재(B동)·용화재(C동)·의암재(D동)·삼악재(E동)·대룡재(F동)·금병재(G동)등 총 7개의 동으로 구성돼 있고 총
1천8백39명이 거주하고 있다.
● 각 건물구조와 설치된 소방시설 = 현재 한림학사에 설치돼 있는 소방시설 및 대피시설로는 소화전·분말 소화기(이하 소화기)·소방용
완강기(이하 완강기)·비상사다리 등이 있다. 기숙사에서는 지난해 10월 소화기 24대를 새로 구입한바 있다.
먼저 봉의재·소양재·용화재는 건물의 구조가 같다. 건물 양쪽에는 계단이 각각 1개씩 위치해 있다. 출입구도 각각 두 개씩 건물
양쪽에 있으며 용화재의 출입구는 하나이다. 학생들은 카드키를 이용해 관리실 쪽 출입구 한 곳만 이용하게 되어있다.
소방시설이 설치된 위치도 이 세 개의 건물이 모두 같은데 1층에는 ▲텔레비전이 위치한 오른편에 소화전 ▲컴퓨터가 설치된 왼편과
음료자판기 왼편에 소화기 등이 각각 설치되어 있다. 2층부터 5층까지는 각 층마다 ▲층 입구 왼편에 소화기 ▲끝자리가 13호인 호실 입구
오른편에 소화전 등이 설치되어 있다. 각동 5층 입구 오른편에는 ▲주 출입구 쪽 완강기 ▲반대편 비상사다리가 설치돼 있다.
의암재·삼악재·대룡재 역시 두 개의 계단이 설치돼 있으며, 출입구는 하나이다. 1층에 ▲주 출입구 양쪽에 소화전·소화기
▲휴게실 안 소화기 ▲110호 입구 양쪽에 소화전·소화기 등이 있으며, 2층부터 5층까지는 ▲끝자리 07호 입구 양쪽에 소화전·소화기 ▲끝자리
09호와 10호·13호와 14호 사이 소화기 ▲끝자리 14호 입구 오른편 소화전 등이 설치돼 있다. ▲507호 오른편 완강기 ▲514호 왼편 끝
비상사다리 등이 설치돼 있다.
가장 최근에 개관된 금병재는 10층의 고층으로 세 개의 계단과 출입구가 설치돼 있고 2개의 엘리베이터가 있다. 다른 동과
마찬가지로 주 출입구를 제외한 나머지 출입구는 쇠사슬과 자물쇠로 잠겨져 있다. 각층마다 세 개의 소화기와 소화전이 설치돼 있으며 ▲입구 오른쪽
신발장 소화기 ▲우측 복도 화장실 입구 왼편 소화전·소화기 ▲좌측 복도 휴게실 앞에 소화전·소화기 등이 설치돼 있다.
● 화재 발생시 예상되는 불안 요소 = 첫째, 계단이 좁다. 7개 동의 기숙사에는 소방법에 의거해 모두 2개 이상의 계단을 두고 있다.
하지만 금병재를 제외한 건물들의 계단은 폭이 좁아 2명 이상이 다니기 힘들다. 좁은 폭의 계단은 화재 발생시 신속한 대피에 방해가 되고 오히려
혼잡을 가중시킬 여지가 있다.
둘째, 쇠사슬과 자물쇠로 굳게 닫혀 있는 출입문과 방범창이다. 봉의재·소양재·용화재·의암재·금병재의 경우는 2개이상의 출입구를
두고 있지만 주 출입구를 제외한 나머지 출입구가 쇠사슬과 자물쇠로 잠겨져 있어 평상시 출입을 금하고 있다. 이는 평상시 인원통제 및 방범 등에
용이하겠지만 화재 발생시 비상구로 활용될 수 없어 문제가 될 수 있다. 물론 신속한 상황조치로 자물쇠를 풀어놓을 수 있겠지만 화재시 혼잡으로
인해 이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다. 건물 1층에 달려 있는 방범창도 화재 발생시 대피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장애 요소로 작용될 수 있다.
셋째, 대피시설이 부족하다. 건물마다 대피용 시설로 완강기와 비상사다리를 설치해 두고 있으나 각 층마다 설치돼 있지 않고
5층에만 설치돼 있다. 또 안전한 기구라 하더라도 상당히 흔들려 군대를 다녀오지 못한 학생들은 쉽게 사용할 수 없을 것이다. 비상시에 유용하게
쓰일 지는 의문이다. 특히, 금병재는 10층의 높은 건물로 가장 많은 학생들이 거주함에도 불구하고 계단이외에 별다른 대피기구를 마련해 두지
않았다. 엘리베이터가 있다해도 화재시에는 무용지물이기 때문에 소용이 없다.
넷째, 학생들의 안전불감증 역시 무시하지 못할 요소이다. 기숙사 내에 소방기구들의 위치를 묻는 질문에 대다수의 학생들은
“어디에 설치돼 있는지 잘 모른다”고 대답했다. 화재시 소화전을 이용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도 “사용해본적 없어 자 모르겠다”는 식의
대답뿐이었다. 또, 흡연구역이 아닌 곳에서 흡연하는 학생들이 쉬 발견되는 등 화재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언제
어느 곳에서 화재가 발생하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안전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세밀한 관리가 중요한 이유는 거기에 있는 것이다. 소화전이나
소화기 등의 소방시설의 사용법을 숙지해 두고, 화재수칙을 반드시 지키는 등 철저한 안전의식을 갖춰야 한다. 특히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은
화재 발생시 피해가 개인이 아닌 전체로 이어질 위험이 있는 만큼 소방안전수칙 등을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
/ 유성호 기자 v8mm@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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