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학내에는 따스한 봄 햇살을 맞으며 낭만적인 대학생활을 즐기는 학생들이 자주 눈에 띈다. 몇 년 전 이맘때만 해도 ‘등록금 동결’을 소리 높여 외치는 학생들로 인해 비장한 분위기를 자아냈던 교정은 지금과 같이 아늑한 곳으로 서서히 탈바꿈해 갔다.

  언제부터인가 학생사회에서 멀어져간 단어 ‘투쟁’, 하지만 14년 전 이맘때인 1989년 3월23일자 학보를 보면 당시 학생사회에서 등록금 투쟁이 얼마나 큰 규모로 진행됐는지 알 수 있다.

  1989년 3월9일부터 시작된 ‘학원민주화 투쟁’의 일환으로 등록금 동결 투쟁이 진행됐다. 학교측은 신입생 21.4%, 재학생 7% 등의 등록금 인상을 내세웠고 이에 총학생회는 추가등록기간까지 미등록·수업거부 등으로 대응했다. 이 시기 약 2천5백여명의 학생 중 약 1백50여명이 추가등록기간까지 등록금을 납부하지 않았고, 77명의 학생은 재추가 등록기간까지도 등록금을 납부하지 않았다. 투쟁 결과 등록금은 이 해 5월5일 신입생·재학생 인상분 7%로 협상됐다

 . 현재 우리 학교는 투표 미달·후보 미등록의 이유로 총학생회가 구성되지 못했다. 학생 자신이 스스로의 권리를 포기한 현재 한림인의 모습은 14년 전 세 달에 걸쳐 학원민주화 투쟁을 진행했던 과거 한림인의 모습과 너무나 대조적이다.

/ 김혜민 기자 khm84@hallym.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