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들로 가득 메워진 외국어교육원 앞. 이곳이 예전에는 학생자치권 수호를 위해 여러 활동들을 펼치던 이클리지어 광장이라는 것을 아는 학생들이 몇이나 될까?

  1995년 4월4일자 학보를 보면 이 시기 이클리지어 광장이 학생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장소였던가를 알 수 있다. ‘제1회 사회대 과연합 해오름제를 이클리지어 광장에서 개최한다’는 사회대학생회의 결정에 학교측은 ‘교수들의 연구에 방해가 된다’며 광장 사용을 금지했다. 결국 학교측 주장에 따라 이 해 사회대 해오름제는 3월23일 씨알의 터에서 열렸다.

  하지만 사회대학생회에서는 ‘학생들이 주인되는 자주 학원 설립’을 외치며 해오름제 이후인 3월23일부터 29일까지 학생자치권 탄압 규탄을 위한 서명 운동을 벌여 5백여 학우들의 지지를 받았다. 같은 달 27일부터 29일까지는 인문대학생회와 자연대학생회, 총학생회도 학생회관(지금의 외국어교육원) 앞에서 학생자치권 탄압 반대 운동을 벌였다.

  어느새 주차장으로 변해버린 이클리지어 광장에서 무언가를 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몇 군데 되지 않는 학생들의 공간조차 사라져 가는 현실은 안타깝기 그지없다. 학생 자신이 이 학교의 주인이란 생각으로 학생의 권리를 펼치는 날을 기대한다.

/ 김혜민 기자 khm84@hallym.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