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고조되고 있는 반전 열기 속에 우리나라 역시 각 대학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반전과 파병반대 시위가 이뤄지고 있다. 서울대의 경우 8년만의 반전 동맹휴강을 학생투표로 결정하고 반전집회를 진행한 바 있다. 우리학교 역시 일부학생들이 반전집회 혹은 선전전을 진행했지만 일반 학생들의 참여는 미비한 상태이다. 하지만 1994년 4월20일자 학보를 보면 당시 학생들의 부당한 현실에 대한 결연한 모습을 볼 수 있다.

  1994년 4월8일 중앙운영위원회는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에 따른 쌀수입개방에 모든 학과가 동맹휴강을 실시했다. 중앙운영위원회를 중심으로 구성된 구국단식단은 11일부터 19일까지 9일간 중앙관 1층에서 쌀수입개방에 반대하는 단식투쟁을 벌였다. 구국단식단 단장인 김재호 총학생회장은 “우리의 몸을 던져서라도 수입개방을 반드시 막아내겠다”며 굳은 결의를 보였다. 부당한 국가정책에 선배들은 자신의 수업권리 마저 포기한 채 대항했던 것이다.

  이라크 파병안이 지난 4일 국회에서 통과됐고, 파병에 대한 세부 논의가 속속들이 진행되고 있다. 국민적으로 거센 반향을 일으킨 파병안이지만 우리학교만은 잠잠하기만 하다. 거리로 뛰어나가 파병안 저지를 할 수 없더라도, 동맹휴강을 통한 수업거부가 아니라도, 부당한 현실에 대한 저항의 의사는 표현해야 하지 않을까? 대학인으로서 말이다.

/ 이기덕 수습기자 lkd0171@hallym.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