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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학교 언론정보학부와 춘천 「문화방송」의 공동주최로 전쟁 저널리즘 포럼 ‘CNN과 알자지라’가 지난 7일 일송아트홀에서
진행됐다.
「문화방송」 손석희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포럼에는 이라크전에서 종군기자로 활약했던 이진숙 특파원을 포함해
우리학교 심훈(언론정보학부·전임강사) 교수, 인제대 김창룡 교수, 「한국국방연구원」 허성구 교수, 그리고 반전평화단원인 성애란씨가 패널로
참석했다. 또한 우리학교 정연구(언론정보학부·본사 주간) 교수와 본사 김정욱(언론·3년)편집장, 강원대 전규찬 교수가 토론자로 자리했다. 포럼은
이라크전에 대한 우리나라 보도의 문제점과 한계, CNN과 알자지라 방송 보도의 분석, 언론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대안 등의 주제로
2시간 가량 진행됐다.
이라크전에 대한 언론의 보도에 대해 반전평화단원 성애란씨는 “전장의 참담함을 몸소 체험한 입장에서 언론의 보도는
반전평화단원을 ‘반전방패’로 표현할 정도로 선정성을 보였다”며 “같은 맥락에서 여타의 보도 역시 미국의 입장을 대변하는 CNN의 보도만을
인용하여 보도하는 등 문제가 많았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이진숙 종군특파원은 “이라크전을 현지에서 취재했던 자신이 한국에서 많은 시선을 집중받는 것 자체가 언론의
선정성을 증명하는 것 같아 아쉽다”며 “그러나 전쟁당사국들이 취재를 통제하는 등 현지의 뉴스 소스(정보원)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에서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심훈 교수와 김창룡 교수는 각각 “장사속에 매몰된 미국편향 보도”, “일회성 짙은 저급보도”라고
일축했다. 심 교수는 “국민에게 ‘필요한 보도’가 아니라 국민이 ‘원하는 보도’만을 하는게 문제”라며 “이라크전의 촉발원인이 된 9ㆍ11 사태
역시 미 언론이 자국의 피해만을 강조해 전쟁을 더욱 가속화시킨 것처럼 이라크전의 보도 역시 편향 일변도였으며 우리나라의 보도 역시 이를 따라
편향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선정성과 편향성을 제쳐 두더라도 출처를 밝히지 않고 보도하는 것은 언론의 윤리성에 큰 문제가 있음을
시사한다”며 “이를 위해 BBC의 경우처럼 외신보도의 출처를 정확히 밝기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특파원은 “전쟁저널리즘의 가이드라인은 일반 보도의 가이드라인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문제는
다름 아닌 현장의 충분한 사실보도이고 전장의 긴박한 상황 속에서 얼마나 이에 충실하느냐이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정연구 교수는 “언론의 상업주의 보도 역시 문제이지만 전문성이 모자란 피상적인 보도가 더욱 문제”라며
“현장에서 일어난 사건만을 중시하다가 진실을 놓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전규찬 교수는 “이번 이라크전에서 CNN은 졌고 알자지라가 이겼다고 하는데, 이를 선악의 문제로 바라볼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알자지라 역시 어차피 제도 안의 언론이고 나름의 특수한 이해관계에 따라 보도할 따름이므로 알자지라에 대한 선량한 해석은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물론 알자지라에 대한 맹신은 금물”이라며 “그러나 이번 이라크전에 대한 언론의 보도행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CNN의 보도가 우월하던 전쟁초반 당시 전체 언론의 전쟁 관련 오보가 70%에 달한 반면, 알자지라가 강성을 보인 전쟁
중반에는 오보가 많이 없어졌다”고 반론했다.
이와 관련해 이 특파원은 “알자지라 방송 역시 중동에서 CNN 중심의 보도 일변도에서 벗어나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
것은 높이 평가받을 일이지만 나름대로 오보도 많았다”며 “오히려 CNN은 반미감정이 높은 중동에서 생명의 위협을 많이 받아 현장취재가 부족한
반면, 알자지라는 현장접근이 더 수월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알자지라의 경우 시체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방송하는 등 문제가 많았던 것을 감안해
CNN과 알자지라 모두 나름의 장단점이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CNN은 미ㆍ영 연합군의 입장만을 대변하고 전쟁을 선정적으로 다룬 반면, 알자지라는 CNN이 보도하지
않은 연합군의 오폭, 이라크 민간인 피해 등을 다뤄 결국 미디어수용자에게 다양한 뉴스를 제공했다”며 “국민이 목말라하는 뉴스를 알자지라가
제공했다는 점에 비춰 언론의 제 역할에 대해 고민해 볼만하다”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욱 편집장은 “임베드(embed:미군의 종군기자 동행취재 프로그램) 제도를 통해 전쟁터로 보내진 종군기자가
진실을 보도하는데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겠는가라며 “실제 국내 모 신문의 종군기를 보면 미군의 친절을 적나라하게 나타내는 대목이 있는데,
언론의 공정성 차원에서 문제가 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특파원은 “임베드 제도 역시 미국이 어떻게 전쟁을 수행하는가를 보도하기 위한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며 임베드 제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정교수는 “임베드 기자가 미군의 전략적인 입장에서 허위 발표한 브리핑 내용을 중심으로 보도한다면 그 자체로는
사실보도라 할 수 있다”며 “그러나 그 사실이 얼마나 진실에 접근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와 관련해 전 교수도 “사실보도는 그 자체로 미덕일 수 있으나 수용자 입장에서는 발굴가능한 다양한 정보를 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언론의 공정성 제고와 관련해 심 교수는 “미국의 경우처럼 각종 언론 연구 단체들이 중동 관련 학회 등과 제휴하여
담당기자를 위한 세미나를 여는 것도 전문성 제고를 위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또한 김 교수는 “전쟁과 관련해 언론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수용자 감시가 중요하며, 언론이 취재원의
출처를 명확히 밝히고 오보에 대해 정정보도를 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포럼을 마치며 손석희 사회자는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언론의 본령이
인본주의에 근거해야 한다”라고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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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근 기자 hotelromeo@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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