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부족으로 인한 학생들의 불편이 계속되는 가운데 자치도서관 등의 공간이 방치되고 있어 문제시되고 있다. 세미나 등을 진행하기 위해 장학복지과에 집회 신청을 하는 학생은 지난 3월 한달동안만 해도 무려 1백1건. 중간고사 관계로 집회신청을 부분적으로 허용했던 4월과 5월초의 건수와 합치면 총 2백61건에 이른다. 더구나 학교측이 학기 초에만 정기집회 신청을 받는 관계로 그 이후로 집회 공간이 필요한 일이 생기는 학생들은 대부분 포기해야만 하는 실정이다. 장학복지과 김범주 계장에 따르면 “집회 신청을 하기 위해 왔다가 꽉 채워진 집회일정을 보고 다시 돌아가는 학생이 상당수”라고 전했다.

  이처럼 학내 공간의 부족으로 인해 학생들의 자치활동에 제약이 따르고 있으나, 한편에서는 학생들이 이용가능할 만한 자치공간의 문이 잠겨 먼지만 쌓여가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경우가 학생회관 3층에 위치한 자치도서관과 총학생회실, 학생복지위원회실 등이다. 자치도서관은 작년 10월 이후로 일곱 달째 운영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자치도서관은 학회문화의 복원과 각 과 학회 네트워크의 구축을 도모하고자 18대 총학생회가 마련했으나, 현재 그 이용이 전무한 채 표류하고 있다. 자치도서관을 운영할 만한 주체가 마땅히 없는 상태에서 중앙운영위원회가 자치도서관 운영위원의 구성을 유도토록 시도하고 있으나 지금까지 마땅한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총학실과 학복위실도 마찬가지로 올해 총학 구성의 무산과 함께 텅빈 채 방치되고 있다. 총학실의 경우 전반기 전체학생대표자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중운위원장의 관할 하에 운용토록 했으나 정기 중운위 회의의 장소로 활용되는 정도이며, 학복위실의 경우 학칙상 다른 용도로의 활용을 하는데 중운위의 권한이 미치지 않아 현재 아무런 용도로 활용할 수 없는 처지이다.

  이와 관련해 중운위 장봄(사학ㆍ4년) 위원장은 “다소 일방적이었던 기존의 학생회 소통방식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는데, 기대만큼 되지 않고 있다”며 “빠르면 대동제 기간이나 그 이후로 자치도서관의 이용방안을 구체화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총학실과 학복위실에 대해서는 “총학실 내의 중요 집기 때문에 개방이 사실상 어렵고 학복위실의 경우 학칙상의 문제로 공간활용은 물론 실무위원의 구성조차 손 댈수 없는 처지”라고 답했다. 또 장 위원장은 “자치도서관의 경우 실질적인 관리가 어려워 현재 문을 잠궈 놓은 상태이지만, 자치활동을 위한 공간을 필요로 하는 학생이 있다면 각 단대학생회 및 운영위원회에 문의해 언제든지 이용하길 바란다”고 덧붙혔다.

  그러나 학생들의 입장에서 이같은 방안을 쉽게 납득할지 의문이다. 자치도서관 등의 임시적인 이용에 대한 사전홍보가 전혀 없어 대부분의 학생들이 이를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언론정보학부 동아리 ‘활동사진’의 강은희(방송통신ㆍ4년)양은 “우리학교에 자치도서관이 있었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공간활용에 대한 담당주체의 의지의 문제라는 지적도 곱씹어 볼만 하다. 학생들의 참여율 부족으로 학생대표의 선출에 많은 진통을 겪은 상황에서 자발적 참여를 통한 운영실무위원의 구성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는 것이다. 있는 공간을 잘 활용하여 학생들이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일도 매우 중요한 학생자치 활동 중 하나일 것이다. 학생대표의 보다 적극적인 해결의지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 윤동근 기자 hotelromeo@hallym.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