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부문노조대표자회의(이하 공노대)」는 「한국통신노조」, 「서울지하철노조」 등 각 사업장별로 노동쟁의 신고를 내고, 오는 20일 파업에 들어간다. 공공부문노조 사용자측과의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고 정면대결의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이에 사회부에서는 올해 ‘공공부문의 임단투’를 진단한다.

  올해 노사관계 협상에서 가장 큰 변수로 지목되고 있는 공공부문노조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정부가 ‘신노사 관계구상’을 발표한 후 민간부분에서는 별다른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으나, 공공부문에서는 민영화와 경영합리화라는 명목으로 ‘정부투자기관 노조 전임자 축소방침’을 발표하고 실질적으로 노조전임자 축소를 시도하고 있어 노사갈등의 요인이 되고 있다.

  현재 「한국통신노조」, 「서울지하철노조」 등 129개 노조가 가입되어 있고 조합원수가 15만에 이르는 「공공부문노동조합대표자회의(이하 공노대)」는 각종 결의대회와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해 쟁의 신고를 내고 오는 20일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미 작년 ‘임단투’에서 정부의 직권중재안 이 후 전임자 축소가 강행되어 많은 해고자를 낳은 「한국통신」에서는 지난 3월15일부터 사측과 9차례의 본교섭을 진행해 왔으나 사측의 일방적인 폐회선언, 교섭거부 등으로 임금교섭이 결렬된 상태이다.

  「공노대」는 이번 ‘임단투’에서 ▲해고자 원직복직 ▲전임자 축소철회 ▲공익사업장 직권중재 철폐 ▲교사 · 공무원의 단결권 보장을 요구하며 공동투쟁을 계획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노동탄압 현실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한국정부에 대한 국제적인 압력을 유도하기 위해 OECD와 ILO에 대표단을 파견하는 등 다각적인 대응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이러한 공노대의 강력한 대응은 전임자 축소, 민영화, 노동조건 악화 등을 표방하는 정부가 총선에서의 약진을 계기로 보다 유리한 위치를 차지한 데 기인한다. 이를 반영하듯 노동부에서는 공공부문 임금가이드라인은 정부재정운영의 안정과 부문간 격차해소를 위해 불가피한 것이며 불법파업, 3자개입 등에 대해 엄단할 방침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또한 해고자복직에 관해서는 개별적 노사관계의 문제라고 일축함으로써 해고자복직에 대한 정부차원의 의지가 전무함을 밝혔다.

  이렇게 공공부문노조와 정부가 팽팽한 정면대결로 치닫게 된 데에는 사용자측의 책임이 크다. 「한국통신」의 경우만 보더라도 임금교섭과정에서 사측대표위원인 사장이 3차례나 교섭석상에 불참하고, 일방적인 폐회선언를 비롯해 노조측의 교섭재개 요청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이유없이 계속 교섭을 거부하여 현 상태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굳이 작년 한국통신사태를 예로 들지 않더라도 앞으로의 공공부문 노사관계조정에서 사용자측의 자리 ‘직권중재’를 앞세운 정부가 다시나서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정부는 OECD가입을 앞두고 ‘신노사관계구상’을 통해서 전근대적인 노사관계에서 탈피하여 ‘참여와 협력’의 노사관계를 만들것이며 ‘고용안정과 노동자복지’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공부문노조는 525명에 이르는 해고자복직과 민영화에 따른 고용불안해소, 공무원과 교사의 노동기본권보장을 요구하고 있고, 이들 모두 정부의 ‘신노사관계구상’에 상응하는 내용이다.

  이제 공공부문의 노사관계조정은 더 이상 피할 수 없게 되었다. 「공노대」의 이러한 움직임은 정부의 노사관계개혁에서 공공부문노조의 문제가 배제되거나 간과되어서는 안될 것임을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임단투’는 노· 사· 정 모두의 의견을 개진하여 공공부문노조의 해결을 신속히 이루어 낼 수 있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 여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