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었다” 2003 대동제에 대한 학생들의 평가다. 지난 16일 막을 내린 이번 대동제는 ‘우연한 시선’이라는 제목 아래 3일간 진행됐다. 매 해마다 축제가 시작되는 날이면 집으로 향하는 학생들의 행렬이 줄을 이었지만, 올해의 경우 그런 풍경은 찾기 힘들었다. 그만큼 우리학교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 오던 ‘학생참여율’ 문제가 없었다는 평이다.

  김문정(방송통신·3년)씨는 “3년째 학교를 다니며 축제에 참여했지만 화창한 날씨, 다채로운 행사 등 이번 해처럼 축제를 제대로 즐긴 적은 없었다”며 “학생들이 어느 때 보다 많이 참여한 것도 축제 분위기를 보다 활기 있게 돋운 것 같다”고 답했다.

  13∼14일 학내 곳곳에는 물 풍선 터뜨리기, 진짜 담배 고르기 등 각 학과에서 마련한 소규모 행사와 단대학생회가 준비한 맥주 빨리 마시기 대회, 커플 게임, 통일 퀴즈 대회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졌다. 또 외부업체에서 마련한 맥주, 소주 등의 주류 시음회와 경품 추첨에는 많은 학생들이 몰리기도 했다. 맥주 빨리 마시기 대회에 참가해 아쉽게 2등을 한 장효원(언론정보·2년)씨는 “단순히 공짜로 먹기 위해 참가했지만 점점 욕심이 생기기도 하고 재미있었다”며 “내년에도 다양한 행사에 참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시끌벅적한 분위기와 함께 다른 한편에서는 전시분과 동아리들이 전시한 시, 사진, 만화 등을 보며 고즈넉한 분위기를 즐기는 학생들도 눈에 띠었다. 또 이번 축제와 함께 진행된 총장배 축구대회에서 각 학과가 응원대결을 펼치기도 했으며, 총동문회가 마련한 한마음달리기대회 참가자 경품 추첨에서는 한 학생이 경품으로 디지털카메라를 얻는 행운을 얻기도 했다. 소규모 행사들이 끝날 무렵인 저녁에는 중앙관 앞 무대에서 13일 ‘The breeze’와 14일 ‘델리스파이스’의 공연이 진행됐으며, 밤늦도록 진행된 단대별 주점에는 학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이번 축제 기간 중 가장 많은 학생들의 눈길을 끌었던 행사는 바로 간호학과와 춘천보건소가 공동 주최·진행한 ‘건강 체크 및 상담’이었다. 금연캠페인의 일환으로 진행됐던 이번 행사에서는 체성분 분석, 체내 이산화탄소량 검사 등의 신체 검사와 금연침 시술, 식단 상담 등을 무료로 진행했다. 행사를 기획·주최했던 간호학과 학생회 김민지(간호·2년)씨는 “배운 내용을 직접 다른 이들에게 전달할 수 있어서 보람있었다”고 말했다. 또 김씨는 “학생들의 참여가 저조할 것 같아 걱정이 컸지만 약 7백 여명의 학생들이 참여해 큰 호응을 얻은 것 같다”며 “기구 이용 및 진료에서 춘천 보건소 직원들의 도움이 컸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대동제의 경우 애초 내걸었던 기치에 걸맞는 행사들이 없었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기도 했다. 비정규직 시설관리자, 장애인 등 학교안에서도 사회적 소수자를 생각하자는 취지는 뒤로하고 지나치게 ‘흥미’위주로 진행됐다는 것이다. 단대별 주점 역시 활발히 진행된 뒤 깨끗한 뒷정리까지 이뤄졌지만 작년과 같이 수익의 일부를 ‘뜻깊은 사업’에 쓰는 등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행사를 주최했던 중앙운영위원회 장봄(사학·4년)위원장은 “총학생회가 주최하지 않고 부분적으로 각 단대가 맡아 구성한 축제라 기본 취지가 무색해진 것 같다”며 “물론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학생들의 참여가 많았다는 점에 의의를 두고 싶다”고 전했다.

/ 김정욱 기자 kjw0304@hallym.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