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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8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펼쳐지는 ‘2003 춘천마임축제’는 올해로 15회를 맞은 세계적인 축제이다.
순수공연(예술)과 축제(난장)의 복합적인 형태인 이 행사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마임축제로 정평이 나 있다. 이번 춘천마임축제에는 국내 54개 마임
극단 및 공연단체와 네덜란드, 일본, 인도, 독일, 프랑스 등 국외 5개국 11개 극단이 참여한다.
(사)춘천마임축제, 한국마임협의회, 춘천시, 춘천『MBC』가 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공연과 놀이가 함께하는 축제’를 목표로
내세웠다. 평일에는 공연을, 주말에는 놀이를 즐길 수 있는 이번 축제의 평일 공연으로는 어린이를 위한 공연, 한국·일본 등 아시아 지역의 마임
공연, 네덜란드의 문화와 마임 소개, 한국·독일·일본·인도 등의 자유참가 공연, 찾아가는 공연 및 야외 공연 등이 시내 곳곳에서
펼쳐진다.
아시아 지역의 마임 공연은 ‘아시아의 몸짓’이란 제목 아래 한국 극단「이슬길」이 펼치는 『새·새·새』와 사사키 히로야수
& 일본 마임 스튜디오가 공연하는 『샤라쿠』등이 공연된다. 이 작품들은 마임이 처음 시작된 유럽과는 또 다른 아시아 마임만의 색채를
창조해 낼 것이다.
공연자가 직접 시민들을 찾아와 마임 공연 펼치기도.
우리 학교에는 29일 정오에 배달될 예정 ‘찾아가는 공연 및 야외 공연’은 시민들이 마임을 보다 친숙하게 느낄 수 있게 하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공연자가 직접 학교 및 병원, 아파트 등으로 찾아가서 공연을 펼친다. 찾아가는 공연 및 야외공연의 일환으로 29일 정오에는
우리 학교에서 극단 「광대세상」의 『어린이의 친구 삐에로 아저씨』와 오이카도 이치로의 『카파』가 공연될 예정이다.
주말 프로그램은 고슴도치 섬에서 주로 진행되며 『어느 날』, 『타오』 등 공연과 판토마임은 물론이거니와 시민들이 직접 저글링을
배우는 등의 참여 프로그램, 설치미술과 사진 전시회 등의 전시 프로그램도 펼쳐진다.
이 기간 동안 춘천 인형극장에서는 공식초청작 7작품이 공연된다. 드 다더스의 『플러스 - 나중에 그리고 조금 전』, 극단
사다리의 『이중섭 그림 속 이야기』, 워너와 컨설튼의 『옮겨 다니는 볼거리』, 『섬들』을 비롯해 네덜란드와 우리 나라의 작품성 있는 공연
등이다. 이 중 『옮겨 다니는 볼거리』는 프랑스 미모스 마임축제에서 비평가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실험성이 돋보인다는 평을 받는 수작이다.
도깨비 열차, 도깨비 난장과 함께 색다른 체험을!
31일에는 청량리역에서 출발하는 도깨비 열차가 운행되고 이어 도깨비 난장이 펼쳐질 예정이다. 무박 2일로 진행되는 이 코스는
청량리 - 춘천 - 극장 공연 - 도깨비 난장 - 춘천 출발 등으로 이뤄져 있다. 열차 칸마다 마임 공연이 펼쳐지는 이 프로그램은 2000년 첫
운행 이후 전 좌석 매진을 기록할 정도로 호응이 좋았다.
도깨비 열차에 이어지는 ‘도깨비 난장’에서는 마임, 무용, 영상, 퍼포먼스, 음악, 문학에 이르는 국내 20여개 팀들이 한
무대에서 만나 밤 10시부터 아침이 올 때까지 끊임없이 공연을 펼치며 마임 축제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하게 된다. 도깨비 난장은 지난해에도 1만
여명에 달하는 관객의 참여로 진행된 바 있다.
마임축제 행사 중‘아름다운 몸짓’은 이색적인 프로그램으로 손꼽힌다. 춘천 계성학교, 대구 농아학교를 비롯한 4개의 장애인 학교
학생들이 마임을 펼치는 이 프로그램은 공연예술로부터 소외되어 있는 청각장애 청소년들과 일반인들이 함께 예술적 공감을 형성하자는 취지에서
진행된다.
우리 학교에서도 지난해 많은 학생들이 마임축제자원봉사단으로 활동했다. 올해는 이 뿐만아니라 행사에 직접 출연하는 학생도 있다.
지난 3월말부터 마임축제를 준비했던 우리학교 김원국(국문·4년)씨는 ‘움직이는 조각상’이라는 공연에 출연한다. 출연자들이 모두 한지로 된 옷을
입고 장터를 연출하는 이 공연은 오는 31일 오후 6시부터 7시까지 고슴도치섬 전시마당에서 열린다. 김씨는 “전혀 알지 못했던 분야를 알게 돼
재밌었다. 하지만 막상 많은 사람들 앞에서 공연하려니 굉장한 용기가 필요했다”며 “남을 신경 쓰지 않고 자신에게 스스로 몰입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마임을 배우려 했던 것은 기술을 키우는 목적이 아니라 수련을 통해 남들과 다른 나만의 움직임을 발견해 그것을 나의
마임으로 연출하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순수 민간단체가 주도하는 축제에서 춘천을 국제적인 마임의 도시로 바꾸는데 15년의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마임을
멀게 생각하는 시민들이 많다. 1년에 한번 있는 뜻깊은 마임 축제에 많은 시민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해를 거듭할수록 창조적인 공연을
준비한다면 춘천이 세계적인 마임도시로 성장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 손정은 수습기자 jestyle@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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