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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 “동아리 재정·공간 지원 늘려야” 41.5%
신입생들 “자율적이지 못한 분위기에 탈퇴”하기도
한림 학생사회의 침체를 가장 잘 찾아볼 수 있는 곳 중 동아리를 빼놓을 수 없다. 동아리는 대학문화 형성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곳으로 존재해 왔다. 그러나 현재에는 신입부원의 가입률이 점차 줄고 있어 각 중앙 동아리 운영진들의 큰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영상틀 회장
박주환(언론정보ㆍ2년)씨는 “작년에는 신입부원이 적어도 20명 이상씩 들어오고는 했지만 올해는 지원율이 훨씬 적어 현재 4명만이 남아 있는
상황”이라며 “이렇게 되다보니 동아리에서 진행하는 세미나 및 행사 진행에 몇 명만 빠져도 눈에 띄게 나타나 동아리 운영에 애로사항이 많다”고
말했다.
이처럼 동아리 문화가 쇠퇴하게 된 이유는 다양하다. 그 중 장기화된 경기침체에 따른 취업난과 점차 개인주의화되고 있는
사회분위기가 주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동아리연합회 회장 장봄(사학과ㆍ4년)양은 “학원사회가 점차 취업을 위한 양성소 역할만을 수행하는
분위기로 재편되고 있어 학생들이 더욱 개인주의화되어 동아리사회의 침체가 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지 않은 신입생
김모씨는 “취업문제에 대비해 영어학원에 다니고 있다”며 “동아리 활동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또 인터넷의 등장과 함께 대두되고 있는 인터넷 온·오프라인 동호회도 동아리 침체에 한 몫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인터넷의 한
영화 커뮤니티에서 활동하고 있는 신입생 이모군은 “인터넷 공간을 이용해서도 충분히 개인의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다”며 “굳이 시간 제약을
받아가며 인간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동아리에 가입할 필요를 못 느낀다”고 답했다. 평소에는 인터넷을 통해서 원하는 때에 정보를 교류하거나
공유하고, 자신이 원할 때만 모임에 참가할 수 있는 방식이 더 편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앙동아리에 가입했다가 탈퇴했다는 신입생 지모양은 “다소
자율적이지 못한 동아리 분위기가 개인시간을 많이 빼앗는 것 같아 동아리 생활에 적응하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학교측의 동아리 지원금 부족과 동아리 활동 공간 부족도 침체에 적잖은 문제로 작용한다고 지적되고 있다. 코스모스 회장
한태원(정보통신공학ㆍ2년)군은 “우리 동아리의 특성상 컴퓨터 부품 구입 등 돈이 드는 부분이 많다”며 “현재의 동아리 지원금은 운영에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라 회원 개개인의 경제적 부담이 상당히 크다”고 말했다.
또한 동아리 활동 공간 부족은 이미 어제 오늘일이 아닌 상황이다. 작년 10월에는 동아리 공간 확보를 위한 ‘1092 동아리
총궐기’가 있기도 했다. 이날 모인 동아리 회원들은 중앙관 앞 광장에 ‘벽돌동방’을 쌓고 동아리 공간 확보를 위한 10대 요구안을 학교측에
전달했다.
동아리의 종류가 다양하지 못하다는 점도 동아리 가입을 머뭇거리게 만드는 이유로 꼽히고 있다. 학생생활연구소가 지난 2월 본교
학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학생들이 동아리에 가입하지 않고 있는 이유에 대해 가장 많은 응답이 “참여할 동아리가 없기
때문(14.8%)”이었다. 이와 같은 복합적인 이유들로 인해 동아리문화는 현재 학생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 명맥만 근근히 유지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그러나 동아리 문화는 대학에서만 향유할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다. 학부제의 시행 이후 소원해진 선후배간의 정을 느낄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며, 인터넷에서는 느낄 수 없는 인간의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곳이다. 자신의 관심분야에 대한 고민을 동아리 회원들과 소통 및
공유하고 공동작업을 통한 협동심, 타인에 대한 배려심 등을 배울 수 있는 드문 공간인 것이다.
동아리 침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지원금 증대와 공간부족 문제 해결이 가장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일부 동아리에서는 “타
쓰지 않은 동아리지원금 예산이 매해 쌓여가고만 있다”며 경제적 지원이 시급한 동아리에 남은 지원금을 돌려주는 방법을 모색하자는 주장을 펴고
있다. 전체적인 동아리 지원금 확대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면 현재 책정된 동아리 지원금 중 동아리 개인 사정상 타가지 않은 부분을 다른 필요한
동아리에게 나눠주는 것이 현실적일 수 있으며 그 적절한 방법을 모색해 봐야 할 것이다. 또한 학생생활연구소의 조사결과, 동아리들이 주가 되어
벌이는 교내 행사에 대해 학생들이 가장 바라는 바가 “재정·공간의 지원 확충(41.5%)”인 것으로 나타난 것처럼 공간문제의 시급한 해결이
필요하다.
또한 동아리들의 내부 변화도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동아리 침체 분위기 속에서 비교적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CHAOS의 경우 적극적인 홍보활동으로 현재 30여명의 신입부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 동아리도 모집 초기에는 가입률이 낮았지만, 직접 신입생을
찾아다니는 홍보활동으로 많은 인원을 유치했다. 또한 매년 반복되는 행사보다 새로운 내용의 행사를 개발하여 학생들의 이목을 끄는 일도 동아리 문화
발전을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보인다.
/ 윤동근 기자 hotelromeo@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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