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화된 경기침체로 청년실업이 40만 명을 육박하는 이 때엡”라며 주위의 한심한 친구들을 질책하는 모 방송사 시트콤에 출연하는 고시생의 대사가 유행어가 되고 있다. 딱딱한 이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것은 사상 최악의 취업난이 벌어지고 있는 사회현상을 반영하고 있다. ‘경제불황’으로 인한 청년실업이라는 단어는 이제 미디어의 단골 손님이 돼 버렸다.

  그러나 본교생은 이러한 취업전쟁에 대한 대비가 아직 미흡한게 아닌지. 일면으로 지난 28일 학생정보센터가 개최한 ‘하반기 모의면접’을 보고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 날 심사위원으로는 ‘대학과 미러 장재성 대표이사, ‘현대자동차’ 인력개발팀 김동민 과장, ‘동부제강’ 인사팀 박주현 과장 등 대기업 인사담당자가 참석했고, 모의면접이긴 했지만 실제 면접을 방불케 할 정도의 긴장된 분위기가 조성됐다.

  취업 성공을 바라는 학생들의 간절한 마음을 담아 학교측이 마련한 행사였지만 면접을 끝내고 난 뒤 심사위원의 평은 그리 좋지 않았다. 실제로 이 날 모의면접에 참여한 학생들 중 몇몇을 제외한 대부분은 경험과 준비부족으로 인해 긴장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최근 무역시장에서 일어난 가장 큰 사건 중 하나를 말하시오”와 같은 시사적인 문제와 “중국에서 남성정장 1백벌을 팔 수 있는 방법을 말하시오”등 재치를 필요로 하는 황당 질문에서 학생들은 얼굴을 붉히고 말을 더듬곤 했다.

  심사위원들은 많은 학생들이 외모와 같은 외형적인 면에는 신경을 많이 썼지만 기본적인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작성에서 감점요인이 많았다고 평했다. ‘동부제강’ 인사팀 박주현 과장은 심사평에서 “전반적으로 준비가 제대로 안 된 것 같다”며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시선처리, 질문의도 파악 등 면접의 당락을 결정짓는 여러 부분에서 많은 학생들이 감점을 받았다”고 전했다.

  또 취업에 관한 본교 학생들의 관심 역시 저조했다. 이 날 모의면접을 지켜보는 관객의 수는 면접을 보는 학생을 포함해 고작 30명을 넘는 숫자였다. 객석에 앉아 있는 학생 수가 너무 적어 취재를 나온 모 방송국의 기자가 관객들에게 카메라 앞으로 자리를 옮겨달라고 요청하는 해프닝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학생정보센터 김동훈 계장은 “학교측에서 취업난 해소를 위해 이 같은 자리를 마련하고 행사에 관한 메일을 보내는 등 홍보를 했지만 여전히 학생들의 참여는 부족하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 손정은 기자 jestyle@hallym.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