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 좋은 학점을 얻기 위해서는 1·2학년 시기가 매우 중요하다. 만일 이 때를 놓칠 경우 나중에(남학생의 경우 복학해서) 고생하는 것을 주위에서 자주 보았기 때문이다. 특히 신입생들은 서술형의 답안지 작성을 생소하고 어렵다고 느낄 것이다.

  대학 4년을 먼저 경험한 이유로 내 경우에 비추어 리포터와 시험 답안지를 작성하는 성공 전략(？)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첫째, 논리적으로 작성하라. 매우 기본적이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 규칙 중의 하나이다. 우선 자신의 논지를 서론, 본론, 결론의 순으로 나타낼 수 있는 능력은 장차 취업을 위해서도 꼭 길러야 된다.

  둘째, 될 수 있는 데로 쉽게 작성하라. 보통 잘 이해하지 못했을 경우 어려운 전문용어를 들먹이며 난해하게 설명하기 마련이다. 말이든 글이든 결국은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목적인데 이해할 수 없는 말과 글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셋째, 양으로 승부하지 말라. 보통 자신이 얼마나 열심히 공부했는지를 보이기 위해서는 많이 써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다. 물론 교수님에 따라서 많은 분량이 요구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답안이 간단명료 할수록 높은 점수를 얻기 쉽다. 여러분이 채점자라면 어떻겠는가？ 엄청나게 많은 분량의 똑같은 답안지를 채점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쉽게 해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넷째, 자신의 생각을 나타내라. 우리는 배운대로 외워서 그대로 말하는 앵무새가 아니지 않는가？ 물론 말도 안되는 억지 논리나 방향이 빗나간 엉뚱한 생각은 곤란하다. 과목의 성격이나 질문의 내용에 따라 예외는 있을 수 있지만, 단순 정의 문제나 계산 문제를 제외하고 채점자는 일반적으로 작성자의 표현을 통해 이해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교수님을 충분히 파악하라.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교수님과 지속적이고도 원활한 의사소통 관계를 유지하라는 것이다. 배움이라는 것은 결국 교수님과 학생들간의 관계에서 비롯되지 않는가. 항상 질문을 갖고 교수님을 찾아 뵙고 괴롭히는(?) 학생이 되라.

  사실 리포트나 답안 작성 요령이 아무리 뛰어난들 기본적으로 열심히 노력하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내 주위에도 평상시 열심히 공부하고도 그것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 좋은 점수를 얻지 못하는 학생들이 있었다. 우리는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표현하는 것(그것도 상대방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이 더 중요한 시대에 살고 있다. 부디 이번 97년 새내기들은 이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송재경(재무학과 97년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