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학보』 기자가 학교 본부와 관련된 기사를 쓰기 위해서는 어떠한 절차를 밟을까? 독자들은 취재처로 찾아가 직접 물어보면 ‘끝나는 것’아니냐고 반문할 것이다. 하지만 본사 기자들의 취재절차는 그리 간단하지 않다.

  먼저 기자들은 학교측에 물어볼 내용을 공문으로 작성한 뒤, 대외협력과로 전달한다. 전달된 공문은 부서장의 승인을 받은 뒤 관할 부서로 넘겨진다. 관할 부서로 넘어간 공문은 다시 대외협력과로 돌아가 ‘나가도 된다’는 허락을 받은 후 학보사 기자의 손에 넘어오게 된다. 이러한 절차를 밟으면서 소요되는 시간은 보통 3∼4일.‘1주일 전에 공문을 가져오라’는 지침을 조르고 졸라 단축한 시간이다. 그러나 이 기간도 매일매일 발생하는 사건들을 취재하기에는 빠듯하다. 여차저차 사정을 얘기해 보지만 본부 관계자의 답변은 매몰찬 ‘NO’. 이렇게 시의성을 놓쳐 휴지통으로 가게 되는 ‘낙태 기사’가 적지 않다.

  또한 방식 자체에도 문제가 있다. 본부로 공문을 보내 어렵사리 답변을 들은 내용이라 하더라도 당연히 이에 의문이 생기기 마련이다. 모호한 대답이 있음은 물론, 다른 한쪽은 전혀 다른 진술을 해 다시 물어야 할 경우도 생긴다. 이러다 보면 또 다시 일주일이 넘어가게 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본부 해당 부서의 담당 직원이 ‘출장’이나 ‘휴가'를 갔을 경우 기자들은 정말 발을 동동 구르게 된다. 데스크의 호통으로 개인연락처로 전화도 해보지만 대외협력과의 ‘허락’없이는 말해 줄 수 없다는 것이 담당 부서 관계자의 설명.

  본보 기자들은 신문을 현업으로 삼고 있는 일간지 기자가 아닌 학업과 신문사 업무를 동시에 하고 있는 학생기자다. 주5일 근무제에 점심시간을 제외하는 것을 고려하면 취재가 가능한 시간은 대략 주당 56시간. 이중 수업 시간을 제외하면 얼마 남지 않는 시간을 쪼개 취재하고, 기사 쓰고 편집하고 배포까지 손수 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한림학보』 기자들에게 가장 어려운 점은 ‘학교 본부 취재’이다.

/ 김정욱(편집장) kjw0304@hallym.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