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백 前 한림대 교수(사진)가 지난 2일 80세의 나이에 노환으로 별세했다.

  40년 이상 대학 강단에 선 고인은 수많은 제자들을 배출하며 한국사 연구의 꽃을 피워 왔다. 1958년을 기점으로 이화여대, 서강대 교수를 거쳐 본교에서 85년부터 11년간 교수로 재직한 고인은 이후에도 한림과학원 객원교수와 이화여대 석좌교수로 활동하며 연구의 맥을 놓지 않았다.

  본교 교수로 몸담을 당시 『한국 사학의 발전』, 『한국 사학사』, 『한국 사상사』 등 여러 강의를 담당해 온 고인은 『현대 한국사학과 사관(1991)』, 『한국사상의 정치형태(1993)』, 『한국사상사방법론(1997)』, 『역사교육,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까(2000)』등의 한림과학원 총서를 남기기도 했다.

  이교수의 대표적 저서 『한국사신론』은 1961년 『국사신론』으로 출간되었다가 67년 증보된 판으로 1백만부에 가까운 판매고를 기록했으며, 영어·일본어·중국어·스페인어 등으로 번역돼 국제적으로도 대표적인 한국사 개설서로 평가받는다. 또 현재 본교 교양과목 『한국사의 이해』의 교재로도 쓰이고 있다.

  이기백 교수를 ‘철저한 학자’라고 말하는 김용선 교수(사학과)는 “한국 고대사를 중심으로 연구한 고인은 딱딱한 역사보다는 인간이 살아있는 역사, 인간 중심의 역사를 쓰는 데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일본 식민사학을 바로잡으려 애쓰고 역사학 연구를 통해 한민족의 자주적 역사와 진리를 찾으려 하신 분이다”라고 고인을 추모했다.

/ 김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