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에는 탁구장이 있다. 만약 이를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만큼 탁구장은 이용가치를 잃어버린 시설물일 것이다.

  체육관 아래에 있는 탁구장에는 네트가 설치되지 않은 3개의 탁구대만이 있으며 천장 형광등 16개 가운데 6개는 켜지지 않는다. 창에는 방충망이 없어 야간에는 벌레가 들끓고 거미줄이 구석 곳곳에 쳐져 있어 흉가를 연상케 하고 있다.

  탁구장 관리를 맡고 있는 체육부는 지난 1학기에 네트를 세번이나 도난당하고 다시 설치하기를 거듭하여 지금은 빈 탁구대만이 남아 있다고 말한다. 사실 탁구장이 이처럼 방치되고 있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체육부는 퇴근시간 이후인 오후 5시부터는 관리가 힘들어 자율적인 사용을 유도하는 차원에서 24시간 개방했다. 그러자 바로 네트를 도난당한 것이다.

  학기중에는 그나마 탁구장 옆에 있는 체육 기재실에서 탁구 장비를 대여했지만 방학중에는 그마저 힘들었다. 또한 체육부측은 탁구장 부지관리가 교무과 소관이기 때문에 관리하기 쉬운 곳으로 이전을 추진할 수 없다고 한다.

  이에 따라 탁구장은 어느 누구의 관심도 없이 흉물스럽게 방치되고 있다. 동아리방, 세미나실 등 작은 공간 하나가 아쉬운 터에 탁구장 시설이 방치돼 공간이 낭비되고 있다는 사실은 안타깝기만 하다.

/ 조해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