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학기 수강신청을 하면서 2, 3학년 학생들은 지난 학기와 마찬가지로 한숨을 내쉬었다. ‘어쩜 이렇게 들을 수 있는 과목이 적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이번에도 변함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던 학생들의 기대가 여지없이 맞아 떨어진 것이다. 물론 지금 본교의 교양과목의 수준이 낮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다른 학교에서 『토론과 스피캥(경희대), 『명주와 주도』(중앙대) 등 이름만 들어도 흥미로운 과목들이 새로 생겨 학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는 소식을 들으면 솔직히 부럽다.

  교양과목은 단순히 지식습득을 돕기보다는 전공에서 습득한, 혹은 개개인이 축적한 지식을 실생활에서 어떻게 적용하고 조정할 지에 대한 판단을 도울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의 사회 현상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어야 하며, 올바른 이해와 판단을 위해 토론의 장도 마련돼야 한다. 하지만 지금 본교의 교양과목은 몇 년간 비슷한 제목, 비슷한 내용을 고수(?)하고 있으며 대형 강의실에 빽빽하게 모여 듣는 강의도 있다보니 토론은 커녕 교수님의 일방적인 강의내용을 받아들이는 것만으로도 벅차다.

  교양과목을 담당하던 교양교육부가 올해부터 기초교육대학으로 바뀌어서 교양과목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하나 아직까지 뚜렷한 변화의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어 안타까울 따름이다.

  현재 교양과목의 각 영역별로 교수들이 7∼8명정도 배분돼 교양과목 개편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고 한다. 이번 학기도 지난 학기와 같은 수업을 들으며 보내야 한다는 점은 아쉽지만, 늦어도 2005학년도는 시대의 흐름과 학생들의 욕구를 충분히 드러내는 교양과목과 함께 출발했으면 좋겠다.

/ 김혜민 기자